(No.100-92) 충북 영동 천태산(天台山)을 찾아서...
♡ 일시 : 2014.10.18(토)
♡ 산행코스 : 주차장 - 삼신할매바위 - 삼단폭포 - 영국사 - A코스(75미터 암릉길 포함) - 정상
- D코스 (남고재) - 영국사 - 망탑봉 - 주차장
♡ 누구랑 :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100명산 찾기 "나사산" 카페 카풀 이용
천태산(天台山)하면 75m 암릉길과 조용한 절집 영국사(寧國寺) 은행나무가 먼저 떠 오른다
충북의 설악이라고 일컬어질만큼 아기자기한 암릉길과 기암절벽 그리고 송림이 일품인 명산 천태산...
92번째 인증산행으로 복정역에서 "나의 사랑하는 산(나사산)" 카페 카풀로 출발하였다
진입로에는 코스모스가 살랑거리고 인기척 없는 시골집 툇마루 시렁에는 실꾸러미에 곶감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차창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한가한 가을풍경속에 어쩌다가 허리 숙인 농부들이 한두명 보이고 붉그죽죽한 수수만이 햇빛을 가리고 있었다
차 소리에 놀라 꼬꼬댁 소리치며 종종걸음으로 뒤뜰로 사라지는 달구새끼들을 바라보노라니 그들의 평화를 화들짝 깨트린것 같아 미안하기도 하다
어느덧 천태산 관리사무소 주차장에 당도하니 길 양옆으로 시골 할머니들이 길게 앉아 손수 재배한 사과와 포도 그리고 벌꿀과 각종 푸성귀들을 팔고 있었다. 명절때나 한두번씩 찾아오는 도회지 자식들에게 바리바리 싸 주시던 바로 그런 우리네 어머니와 할머니 모습과 흡사하여 애잔한 마음이 드는것은 어쩔수 없나 보다
쭈글쭈글한 삼신할매바위와 삼단폭포를 지나 일주문을 들어서니 1000원씩 문화재 관람료를 받고 있었다
천태산을 배경으로 S자로 돌아가는 길을 따라 멀리 천년고찰 영국사 대웅전의 처마가 일부 보이고
그 앞에 은행나무가 떡 하니 버티고 서있다
수령이 1300년, 높이 31m, 천연기념물 제 233호, 서쪽으로 뻗은 가지중의 하나가 뿌리를 내려 다시 은행나무가 자라고 있는 기이한 풍경이 천년이 훨씬 넘는 역사와 웅장한 기품을 보여 주고 있는것 같다
천년고찰 영국사를 지키는 사천왕이요
마을의 수호신인 천년 은행나무...
임진왜란 등 나라에 우환이 있을때마다 소 울음소리를 내며 슬피 울었다는 영험을 가진 신목으로 알려져 있고 나무 밑에 다가서면 고요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특별한 인연을 맺어주는 기운이 있다고 하니 남녀노소 불문하고 한번쯤 들러 볼 일이다^^
지금까지도 주민들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하는 당산제가 열리고 있다고 하니 대단한 은행나무임에 틀림이 없는것 같다
우측 산길로 돌아 산길로 들어서니 밧줄이 설치된 야트막한 암릉길이 나타나고 구멍 세개 뚫린 바위 전망대를 지나면 본격적인 암릉길이 시작되는데 1단 2단으로 이어져 높이 75m에 이르고 경사도는 70도라고 알려져 있으나 실제로 올라가 보니 거의 직벽처럼 느껴진다
위로 올라갈수록 서서히 전망이 트이고 저 아래 영국사 절집 풍경 멀리 서대산, 상주산 그리고 덕유산, 계룡산, 속리산이 보인다고 하나 방향을 가늠할수가 없다
오늘 100명산 완등자들을 축하해 주고 도전자들 사진도 찍어주었으나 산객들도 많거니와 무엇이 그리 바쁜지 모두 후다닥 내려가 버려 정작 나의 인증사진은 찍지도 못하고 다시 올라가 옆사람에게 부탁하여 어렵사리 찍어본다
앞으로는 삼각대를 가지고 가던지 셀카봉을 가지고 가야 할 모양이다..ㅠㅠ
다른 일행들과 완등을 자축하기 위해 올라오고 있던 박재심씨 일행을 만나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혼자 휑 한바퀴 돌아 남고재를 거쳐 하산을 서두른다
소나무가 아주 멋지게 서 있는 고갯길을 돌아서니 개암나무, 때죽나무, 느릎나무, 고로쇠 나무 등이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그 길 사이로 아버지의 손을 잡고 쫄랑쫄랑 걸어가는 중학생 쯤 되어 보이는 딸아이의 표정이 너무나 맑고 밝은 모습이다
영국사 대웅전과 삼층석탑을 구경하고 경내를 조용히 걷다가 계단 옆 뜰에 줄지어 서 있는
동자승의 천진난만한 웃음을 보고 있노라니 마음이 더욱 편안해 짐을 느낄수 있었다
망탑봉에 들러 돌고래 바위의 기를 받고 진주바위를 돌아 아무도 없는 계곡에서 간단히 씻고
나오려니 알탕이 나를 부르는것 같다^^..
내가 그토록 좋아했던 알탕도 이제 아듀를 해야 한단 말인가^^...
시(詩)와 단풍이 있는 천태동천(天台洞天)길...
은행에 그림을 그려 넣은 수제 목걸이도 구경하며 발길에 채이는 낙엽 사이로 터벅터벅 걸어 내려 오니
햇살 가득 머금은 하얀 천 조각의 걸개시화들이 나부끼고 있었다
어디선가 천태산의 아름다움과 천년고찰 영국사
그리고 은행나무를 지독하게 사랑하는 여류시인이 낭랑한 목소리로
이렇게 시와 노래를 낭송하고 있는 것 같았다
파란하늘과 하얀바람을 마주하고 그냥 읊조리면 시가 되고
가을나무와 애기단풍을 바라보고 그냥 흥얼거리면 노래가 되고
이 길을 걷다보면 누구라도 시인이 되고 가수가 될 수 있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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