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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블랙야크 40명산

(No.40-08)근심과 걱정이 있거든 조계산 선암사에 가서 실컷 울어라

by 풍경감각 2013. 3. 30.

 

(No.40-08) 근심과 걱정이 있거든 조계산 선암사에 가서 실컷 울어라

 

 

♡ 일시 : 2013.03.30

 

 

봄 입덧, 봄 울렁증, 봄 꽃멀미, 봄 가슴앓이...등등...

 

봄을 얼마나 더 아름다운 말로 표현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봄의 설레임은 누구에게나 찾아오는가 보다

 

하얀 설산을 무던히도 찾아나섰던 겨울을 보내고 조용히 살고 싶었지만 이눔의 방랑기는 또^^...

 

 

<조계산 선암사 봄꽃 모음>

 

 

지난주 토요일에 남도천리 첫번째 기행으로 순천 조계산과 선암사를 다녀왔다

 

해인사, 통도사와 더불어 우리나라 3대 사찰중의 하나인 송광사는 아쉽게도 시간관계상 들르지 못하고

수많은 시인과 묵객들이 찾아오는 조용하고 아늑한 선암사에 들러

꼭 보아야 할 3가지 선암매, 해우소, 승선교를 구경하였다

 

조계산은 884m의 야트막한 산으로 들머리만 치고 올라가면

대나무 사그락 거리는 오솔길과 상수리 나무 사이로

아기자기한 흙길을 걸어 정상인 장군봉에 누구나 부담없이 오를 수 있는 무난한 산이다

 

입장료^^내지 않는 접치 코스로 접어들어 거꾸로 산행을 하였기에

선암사 구경할때는 차시간을 놓칠까봐 부리나케 구경하며

매화향기 코끝에 담아오는 것으로 만족하고

다음 기회에 흐느적 거리며 꼭 다시 찾고 싶다...

 

송광사에서 출발하여 선암사에 도착하는 약 7km 조계산 둘레길을

나중에라도 우리 친구들과 유유자적 함께 걸으며

큰굴목재 보리밥집에 들러 도토리묵에 탁배기 한잔 하는 날이 꼭 왔으면 좋겠다....

 

 

 

▼ 섬진강 건널때 차창밖으로 스쳐 지나간 봄꽃들을 산에서 볼 수 있을까 기대했는데

조계산 들머리엔 몇 송이 진달래만 막 피어나고 있었다....

 

 

장박골 삼거리 이정표...송광사는 6km남짓...선암사는 3.5km 남짓...

조계산 산군을 바라보니 일망무제 그대로다...

 

 

▼ 저 능선 우측으로 가면 조계산 정상 장군봉이 있단다...

 

 

▼ 장군봉 정상석...

 

 

▼ 수많은 사람들이 붐벼 인증샷 할 곳을 못찾고 배내밀고 한컷^^....

 

 

▼ 전망 좋은 바위 위에서 산아래 선암사 바라보며 산상만찬 즐기고

진달래 한송이 꺾어 차 한잔 마시노라니 세상 부러울것이 없도다...

내림길 중간쯤 비로봉 바위 올라가는 길^^....

 

 

▼ 야들아~~봄이다 봄~~힘내자 힘~~

나처럼 배에 힘은 빼고^^...ㅎㅎㅎ....근데 저 배는 어디로 가는 배냐^^....ㅋ

 

 

▼ 산 한가운데 보리밥집이라...조계산에 들르면 꼭 먹어보리라던 보리밥집...

산중에 두곳이 있다는데 한곳은 아예 찾지도 못하고

한곳은 송광사 가는길로 약 500m를 더 내려가야 한다기에 포기하고

큰 고개 넘어 선암사로 내달린다...

 

 

▼ 얼레지다...꽃말이 사랑인 봄꽃...

주변에 군락을 이뤄 지천에 깔려 있지만 스마트폰이라 이렇게 찰칵...

빨리 DSLR 배워 멋진 봄꽃 접사 한번 해야 하는데 왜 이리 어려운지^^....

 

 

▼ 생강나무 사이로 봄을 노래하는 맑은물이 흐른다...

 

 

▼선암사 뒷편 쭉쭉 뻗은 편백나무 숲 걷기...

 

 

▼ 생태 체험장으로 가는 길 중간에 진달래가 피어 있고 목련도 꽃봉우리를 머금고 있다...

 

 

 

▼ 송광사로 가는길...

법정스님이 잠시 기거했던 불이문이 있고

천자암 쌍향수가 그립지만

먼 발치 대나무 사그락거리는 오솔길만 바라본다

 

 

<드디어 선암사 뒷길로 들어서다.....>

 

 

선암사 -정호승-

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고 선암사로 가라
선암사 해우소로 가서 실컷 울어라
해우소에 쭈그리고 앉아 울고 있으면
죽은 소나무 뿌리가 기어 다니고
목어가 푸른 하늘을 날아 다닌다

풀잎들이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아주고
새들이 가슴 속으로 날아와 종소리를 울린다
눈물이 나면 걸어서라도 선암사로 가라
선암사 해우소 앞
등 굽은 소나무에 기대어 통곡하라

 

 

▼ 매화향기 그윽한 절집....선암사....

조용하고 아늑한 산사...

뒤깐이 더 유명한 절...

이렇게 선암사로 들어간다

 

 

▼ 무우전 돌담길에 고고하게 피어나 고혹적인 아름다움을 자아내고 있는

선암백매, 선암홍매...선암매는 천연기념물이다

 

예로부터 시서화에 자주 등장하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사군자중의 첫번째 매화나무....

고요함과 은은함에 취하여 귀로 들어야 제맛이라는 매화향기...

 

그 만큼 조용하고 고즈넉한 절집 분위기에

난 어찌할줄 모르고 이곳저곳 기웃거린다...

 

 

▼ 동백꽃은 이렇게 피었다가 뚝뚝 떨어지고....

 

 

 

 

▼ "뒤깐" 이냐 "싼뒤" 냐? 아님 '깐뒤" 냐?....ㅎㅎㅎ....선암사 해우소다....

 

정호승 시인의 ⌈선암사⌋는 선암사의 해우소를 노래하는 이야기이다

아마도 화장실을 이토록 아름답게 이야기하는 문학작품은 세상 어디에도 없을것이다.

 

선암사의 해우소는 400년 역사의 하나의 문화재이다.

 

벽에는 창살을 달아 빛을 끌어오고

바람을 잘 통하게 하여 앉아서 창살 너머로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곳...

 

뒤깐에는 이런 말이 붙어 있다.....

 

미련없이 버리듯, 번뇌 망상도 미련없이 버리자

 

때마침 공사중이라 내부에 들어갈수 없어 너무나 아쉬었다....

 

 

 

 

 

▼ 삼인당(三印塘)이다.

삼인당은 기다란 타원형의 연못 가운데 알 모양의 섬이 있는 독특한 모습이다.

 

 

▼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소리와 봄볕에 천진난만하게 뛰어 다니는 모습이 너무나 귀엽고 예쁘다...

 

 

▼ 감로수..물맛이 정말 시원하고 청량하다...

 

 

 

▼ 500년이나 된 와송...

정호승님의 시에 나오는 등굽은 소나무가 바로 이 소나무일까...

 

 

선암사 선암매 (仙岩寺 仙巖梅)

여향천재청(餘香千載淸) ....매화에서 풍기는 그윽한 향기는 천년뒤에까지 맑으리라

그토록 가슴 시리게 보고 싶었던 600살이나 된 매화꽃이다....

이 보다 더 절제된 아름다운 풍경이 또 있을까?

 

 

 

 

 

 

 

▼ 세속과 저 먼 나라 선계를 이어주는 승선교(昇仙橋)와 강선루(降仙樓)...

건너는 사람마다 액운을 쫓아주고 신선이 될 수 있다는 승선교...

 

초등학교 교과서에 나왔던 그 사진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무지개형 다리로 보물로 지정되어 있다

 

아치형 다리 아래 가운데 튀어 나온돌은 여의주를 물고 있는 용의 모양으로

이 문을 통하여 들어오는 모든 사악한 것을

물리친다는 의미라고 하며

 

많은 화가들이 그림을 그리고

누구나 할 것 없이 한번쯤 내려와 사진을 찍고 간다

 

 

 

 

▼ 어딜 가나 우리 어머니들의 삶은 늘 힘들고 고단한가 보다...

 

 

▼ 매화향기 그윽한 조계산 선암사 계곡에서 족욕을 즐기는 여유를 만끽하며 열을 식혀 본다...

 

 

▼ 또랑가 매화꽃은 지천에 널려 있고 오가는 길손들을 오롯하게 유혹하고 있다...

 

 

▲ 가는데 4시간 오는데 4시간 올라가는데 4시간...멀어도 너~~~무 멀다~~

 

 

사진 크기가 각자 다르고 올리면 사라지고...

늦었지만 명산소개 조계산편 읽어보고

근심과 걱정이 있거들랑 선암사에 들러 실컷 울어 보시라...

 

혹시나 서럽게 울고 있는 사람이 있을까 하고 찾아봐도 못 찾았으니

행여 선암사에 들르거든 친구들이 한번 찾아 보기 바란다....

 

모든 근심과 걱정이란 바로 내 마음속에 있는것이 아닐까?

 

봄 볕 쬐며 행복 호르몬인 세로토닌 분비를 위하여 힘차게 걷고 뛰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