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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국내여행

한강 노을풍경

by 풍경감각 2016. 7. 22.


아주 특별하고 평범한 날의 한강노을

매일 저녁 우리곁으로 다가오는 노을이지만

오늘은 아주 특별한 노을을 한강 둔치에서 마주할수 있었다


바이크 져지 피팅을 위해 가양동에서부터 두분의 귀인이 페달링하고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

바로 넥타이 풀고 임자체 정상에 오른 송남석, 변재수 셰르파님이다

꼭 입혀봐야 배가 나왔는지 가슴이 나왔는지 볼수 있다나 뭐라나...ㅎㅎ


노을은 하루가 저문다는것...

요란한 기계음처럼 소란스럽던 일상을 내려놓고 터벅터벅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이다


잿빛도시에 살면서도 노을을 보면 꼭 어디론가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어릴적 동무들과 풀밭에서 뒹굴며 놀던 날도 저녁밥 먹으라는 엄마의 부름을 기억해 내듯이...


붉은기운이 번져가는 아름다운 하늘...

밤이 오는 길은 하루를 마감하고 새벽을 기다리라는 '번짐'의 미학이라고나 할까요?


한강변에 서서 붉게 타는 저녁노을을 바라보며 두 분의 귀인을 기다리는 마음도

져지 피팅을 위해서 신나게 페달링을 하고 있을 셰르파님의 땀방울도

희미하게 어두워지는 한강둔치 주로에 스멀스멀 번져가고 있는것 같았다


그렇게 익숙하고 선명한 경계를 지워가는 시간이 흘러가고 있었다

노을이 번져 밤이 되듯이 셰르파님의 사랑이 황금빛 수면위로 말없이 번져가고 있었다


기다리는 나와 달려오는 셰르파님과의 포옹...

그 사이에는 경계도 없었고 거리도 없었다


드디어 L 사이즈로 결정하고 하얀의자에 앉았다


멀리 남산도 한강도 하루의 고단함을 내려놓고 노을빛이 물든 생맥주잔속으로 조금씩 파고들고 있었다


아주 특별하고 평범한 날의 한강노을은 정점으로 치닫고 있었다



노을 - 나태주


방안가득 노래로 채우고

세상가득 향기로 채우고

내가 찾아갔을때는

이미 떠나간 사람아

그 이름조차 거두어 가버린 사람아

서쪽하늘가에

핏빛으로 뒷모습만

은은하게 보여줄줄이야


2016.7.21. 한강노을이 아름답던 날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