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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화/야생화

화악산의 야생화들....

by 풍경감각 2020. 9. 8.

지난번 화악산에서 담아온 '금강초롱꽃'과 '닻꽃', '진범'은 포스팅을 했기 때문에 오늘은 나머지 야생화들을 올려드리겠습니다 
 
김춘수 시인의 '꽃' 이라는 시처럼 이름을 한번 불러보겠습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 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2020.8월 어느날 풍경소리..... 

 

▼바위떡풀 - 바위에 떡처럼 잎이 붙어 있다고 하여 이름 붙여진 바위떡풀은 식용이 가능하며 여름이면 작은 꽃들이 큰대(大)자 모양으로 피는것이 특징입니다 

▼난쟁이바위솔 - 바위에 붙어 살며 솔잎을 닮아 이름 붙여졌습니다. 높은 바위에 자생하고 있어 가까이 찍을수 없었네요. 내년에는 밧줄 타고 올라가서 접사로 한번 담아보고 싶습니다 
 

▼동자꽃 - 한겨울에 탁발을 떠난 노스님을 기다리다 추위와 굶주림으로 세상을 떠난 암자의 동자승이 다시 꽃으로 태어났다는 이꽃은 꽃말도 '그리움'입니다. 동자꽃의 사촌형제들로 제비동자꽃, 우단동자꽃, 수레동자꽃 등이 있지요. 
 
실제로 조선 인조때 5살짜리 동자승이 한겨울 스님을 기다리다 성불했다고 암자 이름을 '관음암'에서 '오세암'으로 고쳤다고 하지요. 정채봉(1946~2001)의 동화 '오세암'은 고아남매를 다룬 동화지만 동자꽃 설화를 바탕으로 쓴 글입니다. 설악산 오세암을 가시거들랑 동자승의 넋을 위로해 주시기 바랍니다 

▼까실쑥부쟁이 - 쑥부쟁이 집안으로 잎의 표면이 거칠어 손으로 만져보면 까실까실하다고 하여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벌개미취, 쑥부쟁이, 구절초를 구별할 줄 안다면 야생화 초보가  아니지요. 안도현시인은 '쑥부쟁이와 구절초를 구별하지 못하는 너하고 이 들길 여태 걸어왔다니...나여, 나는 지금부터 너하고 절교다!' 라고 읇조리기도 했지요^^...ㅎㅎ 
 

▼구절초 - 5월 단오에 줄기가 다섯마디가 되고 9월9일이면 아홉마디가 된다고 하여 구절초라고 부르지요.  
 
잎이 길고 미끈하면 벌개미취, 아래쪽 잎에 뚜렷한 톱니무늬가 있으면 쑥부쟁이, 잎모양이 쑥 비슷하면 구절초...ㅎㅎ..  
 
그래도 햇갈릴 때는 옆에서 보아 꽃잎을 약간 오무리고 있으면 벌개미취, 뒤로 제쳐 있으면 쑥부쟁이, 꽃잎이 넓고 주름이 있으면 구절초… 그러나 이집안도 사촌형제들이 너무 많다는 것이지요 
 

▼미역취 - 잎에서 미역냄새가 나는 '미역취'의 어린잎은 나물로 먹을수 있습니다. 참취, 곰취, 미역취를 통칭하는 ‘취나물’은 쌉쌀하고 알싸한 맛을 내며 미국미역취, 각시취, 수리취, 갯취바위취, 참바위취, 구실바위취, 단풍취, 병풍취등이 있지요 
 

▼짚신나물 - 사람들의 옷이나 신발에 잘 붙어다녀 짚신나물이라고 부른답니다 

▼궁궁이 - 한자어 궁궁(芎藭)에서 궁(芎)과 궁(藭)은 모두 궁궁이를  뜻하고 천궁이라고도 하지요 

▼송이풀 - 꽃이 필때 화경끝에 송이를 이루기 때문에 송이풀이라고 부르는데 벌써 꽃이 다 지고 있더군요

▼과남풀 - 칼잎용담과 큰용담 등을 과남풀로 통일하여 부르고 있습니다. 그래도 늦가을에 피는 용의 쓸개처럼 푸른 용담은 이름을 제대로 불러주고 싶더군요

▼큰세잎쥐손이풀 - 세잎쥐손이풀보다 꽃이 크고 색도 진하지요. 비슷한 '이질풀'은 줄기의 털이 옆으로 향해서 나는 '측향모'이고 '쥐손이풀'은 꽃이 작고 연분홍색이며 털이 아래쪽으로 나는 '하향모'입니다

▼투구꽃 - 로마병정 같은 투구꽃입니다. 뿌리는 옛날 사약의 재료로 사용되었다고 하지요. 투구꽃은 '놋젓가락나물'과 비슷하지만 덩굴식물이 아니고 작은 꽃받침에 퍼지고 곧은 털이 밀생하는것이 특징이지요 

▼머리를 풀어헤친 '세잎종덩굴' - 작은 3개의 잎으로 구성되었고 요강나물과 비슷합니다, 설악산 대승령에서 만난 세잎종덩굴과 금대봉에서 만난 요강나물 사진을 참고로 올려봅니다

▽'세잎종덩굴' 창고사진(설악산 대승령)

▽'요강나물' 창고사진 (분주령과 금대봉)

▼마타리 - 황순원 선생의 소나기에 나오는 들꽃이지만 뿌리에서 장이 썩는 냄새가 난다고 하여 패장(敗醬)이라고도 부릅니다

 

'소녀는 마타리꽃을 양산 받듯이 해 보인다
약간 상기된 얼굴에
살폿한 보조개를 떠 올리며.....' 
 
중학교때 많이 읽었던 순수한 사랑을 그린 프랑스 알퐁스도데의 '별'이 있다면 우리에겐 황순원 선생의  '소나기'가 있지요...ㅎㅎ 

▼골뱅이를 닮은 물봉선 - 요즈음 흰색, 노란색, 분홍색 물봉선을 쉽게 볼수 있지요. 시원한 맥주한잔 생각난다는 골뱅이 모양의 야생화이지요

▼꽃며느리밥풀 - 몹시 가난하던 시절에 밥에 뜸이 들었는지 확인하던 며느리를 시어머니가 구박하여 죽었는데 한이 맺혀 밥풀 두알을 물고 다시 태어났다는 며느리밥풀꽃.. 시어머니는 며느리를 왜 그리도 미워했는지 모를 일이지요. 며느리배꼽처럼 못생겼다고 하여 '며느배꼽풀', 가시가 달린 '며느리밑씻개'까지 있으니 참으로 슬프지요...ㅠㅠ

 

'며느리의 슬픈 설움'이라는 이 꽃은 고부간의 갈등을 그린 드라마나 소설로 익숙하지요. 예를 들어 1979년 박완서 선생의 '황혼'을 들수 있는데 강변아파트를 배경으로 시어머니에게 어머니라는 칭호도 쓰지 않는 며느리와 이 때문에 가슴앓이를 하는 시어머니와의 갈등을 다루고 있지요 
 
요즘은 장서갈등(사위와 처가식구들과 갈등)도 심심치  않게 드라마에 나오지요. 조금 있으면 신제품 '꽃사위밥풀'도 하나 나오지 않을까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