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향원정 가을풍경
♡ 일시 : 2016.10.30
경복궁이란?
이미 술에 취하고 덕에 배부르니 군자는 만년토록 그대의 큰 복을 누리리...
(旣醉以酒 旣飽以德 君子萬年 介爾景福)
경복궁 이름은 태조의 명을 받은 정도전이 시경(詩經)의 대아(大雅)의 기취(旣醉, 이미 취하다)에 나오는 시구(詩句)에서
따온 이름으로 '임금이 정치를 잘 하여 큰 복을 누리며 번성하라' 는 뜻이지요.
10월의 마지막날을 앞두고 경복궁 향원정을 다녀왔습니다
'향원(香遠)'은 북송대 주돈이가 지은 '애련설(愛蓮說)'에서 따온 말로 '향원익청 정정정식(香遠益淸 亭亭淨植),
즉 향기는 멀수록 더욱 맑아진다'라는
뜻으로 임금이 휴식을 취하며 거닐던 작은연못으로 후원에 해당하는 공간이지요
지금도 사시사철 진사님들의 단골 출사지로 한동안 '취향교'라는 구름다리는 한때 미스코리아 선발대회 포토존이 되었다고도 합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향원정을 바라보고 있는 근처 건청궁은 고종이 아버지인 대원군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어 지어졌으나,
명성황후가 곤령합 옥호루에서 1895년 10월 8일 새벽 일본 낭인들에게 참혹하게 시해당한 을미사변의 아픔의 현장이기도 하지요
그래도 두갑자가 지난 지금까지도 그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는 향원정을 둘러보았습니다
<향원정의 가을풍경>
향원정의 반영...
건청궁 앞에는 우리나라 최초로 전깃불을 사용하여 어두운 밤을 밝혔던 '한국의 전기발상지'라는 표지석이 있는곳입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미국 유학생 유길준이 조선으로 돌아와서 고종 임금님에게 어두운 밤을 대낮같이 밝게 해주는 전구를 알려드립니다. 이 사실을 알기 7년 전에 미국의 발명왕 에디슨이 전깃불로 만든 전구를 발명했었죠. 고종은 미국의 에디슨 전기회사에게 전기공사를 맡기게 되었고 에디슨 전기회사는 건청궁 앞에 있는 향원지의 물을 끌어들여 전기를 만드는 발전소를 지었습니다. 경복궁에 전깃불이 들어온 것은 우리나라에서 처음이었고 일본과 중국보다도 2년 정도 빠른 것이었지요.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두 학생은 이러한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가을빛에 물든 향원지를 바라보고 있네요
조금 빠른듯한 느낌이지만 경복궁 곳곳에는 가을풍경이 가득하더군요
종종 걸음을 지으며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탐방객들을 따라 경회루를 찾아갑니다
경회루에도 가을은 왔는데 물빛을 보니 아직은 이른듯 합니다
경복궁 근정전 서북쪽 연못 안에 세운 경회루국보 제224호)는 나라에 경사가 있거나 사신이 왔을 때 연회를 베풀던 곳으로 일종의 영빈관이지요
'경회(慶會)'는 '임금과 신하가 덕(德)으로서 만난다'는 뜻이라고 합니다
물을 다스리는 '용 두마리'와 '인왕산 치마바위'에 얽힌 이야기가 전해져 오는 곳이기도 하지요
1997년에 경회루 연못을 청소하려고 물을 뺐더니 용 두 마리가 있었는데 발견된 용은 길이가 146.5㎝, 넓이가 14.2㎝, 무게가 66.5㎏이었다고 합니다.
옛날부터 용은 물을 다스리고 비를 내리게 할 수 있는 신비한 동물로 생각되었지요
옛날 기록에 보면 왕의 명령으로 연못 북쪽에 용을 넣었는데 경회루에 불이 나지 않도록 빌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나무로 지어진 경회루가 불에 타지 않도록 바라는 마음에 비를 내리는 용을 연못에 넣어 둔 것이지요
이승만 대통령이 지은 하향정...
여기서 낚시를 하다가 6.25 전쟁 소식을 들었다고 하지요..
수정전 앞에서는 학생들이 한복율동을 하면서 탐방객들을 즐겁게 해 주고 있네요
열심히 국사를 논하라는 뜻의 수정전이 새롭게 보입니다
근정전으로 들어서는 담장위에도 은행잎이 노랗게 물들기 시작합니다
경복궁 정전인 근정전의 아름답고 자유로운 모습이 눈에 들어옵니다
왕과 문무백관들이 조하를 거행하고 외국사신을 맞이하는 국가의 중요한 의식이 거행되었던 곳이지요
흥례문을 빠져나와 광화문으로 가는 길에 큰 북소리가 들려 잠시 멈추어봅니다
경복궁 수문장 교대식이 거행되고 있더군요
드넓은 광화문 육조거리로 나서니 하늘은 더할나위없이 파랗더군요
향원정 가을풍경이 그리워 다녀오는 그 길위에는 알듯말듯한 북소리만 길게 울려퍼지고 있었습니다...
2016.10.30. 풍경소리 이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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