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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수필/시(詩)

까치밥

by 풍경감각 2016. 11. 26.


까치밥...


거무튀튀한 근육의 핏줄 사이로 땀방울이 치솟고

송진가루 털어낸 손바닥에 굳은살이 박혔다


젖먹던 힘까지도 쥐어짜던 88년 금은동 영웅들...


잉어처럼 한강을 따라 성내천 물꼬리를 거슬러 올라

올림픽공원의 요란한 둠벙에 안착을 하였다


해맞이 몽촌토성에 올라 아차산성 풍납토성 바라보며

백제 시대 한성의 부흥기를 더듬어본다


나홀로 나무처럼 외롭게 웅진으로 천도를 하였을것이다


서울에 첫눈이 온다


감꽃이 그리운 주황색 까치밥은 하늘을 향해 단단함을 뽐내지만

두마리의 까치 부리에 힘없이 녹아내린다


첫눈 사이로 다정하게 걸어가는 연인들의 모습을 보고

혼잣 말로 되뇌여 본다


나도 단단한 우산이 있는데...

나도 수채화를 그릴수 있는데...


2016.11.26. 서울 첫 눈 오는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