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안개 피어나는 두물머리 연가....
세미원 연꽃 탐방을 마치고 이제 '두물머리' 로 향합니다.
다시 배다리를 건너기전에 약속의 정원이라는 '세한정(歲寒庭)'에 들어가봅니다.
추사 김정희 선생께서 유배생활 중에 제자 우선 이상적 선생에게 그려준 세한도를 이곳 공간에 펼쳐 정원으로 조성하였다고 하는데 세한정 내에 위치한 '송백헌(松柏軒)'에는 세한도와 함께 추사와 제자의 초상화 그리고 추사선생의 생애와 삶의 역정을 보여주는 그림 10여점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세한정에서 나오면 바닥을 빨래판으로 만들었다는 '세심로(洗心路 : 마음을 씻는 길)' 를 걷게 되는데 대부분 그냥 지나치더군요...ㅎㅎ
정조 임금의 효행과 배다리 설계에 참여했던 정약용 선생의 지혜를 기리는 44개의 배로 연결되어 있는 배다리...
바람부는 한강 물결에 삐걱삐걱거리기에 한참동안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두물머리로 향합니다.
지난해 양평 물래길 역사문화탐방을 하면서 들었던 한강의 유래를 잠시 살펴보면
고구려 광개토대왕비엔 ‘아리수’, 백제는 ‘한수’ 또는 ‘욱리하’, 신라는 상류를 ‘니하’, 하류를 ‘왕봉하’라고 했다지요
고려 땐 ‘맑고 찬물’이란 뜻으로 ‘열수’라고 불렀으며, 모래가 많아 ‘사평도’ 또는 ‘사리진’이라고도 했습니다. 배다리 즉 열수주교도 여기에서 비롯되지요
조선시대엔 ‘경강(京江)’이라고도 불렀고, 중국식으로 ‘한수(漢水)’ 또는 ‘한강(漢江)’이라고 불립니다. 한강은 본래 우리말 ‘한가람’에서 비롯된 말로 ‘한’은 ‘크다, 넓다, 길다’, '은하수'란 의미며, 가람은 ‘강의 고어’로 ‘크고 넓은 강’이란 뜻으로 사용됐다고 합니다.
그 유명한 '두물머리(兩水里)'....
북한강과 남한강 물줄기가 한 곳에서 합쳐진다 하여 이름 붙은 '양수리(兩水里)'....
금강산에서 흘러내린 북한강과 강원도 금대봉 기슭 검룡소(儉龍沼)에서 발원한 남한강의 두 물이 합쳐지는 곳이라는 의미이며 특히 나루터를 중심으로 도당나무인 느티나무와 돛단배가 있는 장소를 가리킵니다.
지금은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 자전거 라이더들의 쉼터, 영화 찰영장소, 진사님들의 새벽안개 단골 촬영지 등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혼자 오는 사람은 거의 없는 곳이지요...ㅎㅎㅎ
연못 가득 피어난 연꽃을 보니 부처님의 염화미소를 느끼게 하고 눈을 두는 곳마다 연화세계가 펼쳐지는 것 같습니다.
연꽃이 피고 지는 모습을 담아보니 우리네 인생살이의 생로병사도 똑같은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더군요.
멀리 붕어찜으로 유명한 광주 분원리와 건너편 검단산. 예봉산, 운길산 그리고 앵자봉이 있는 해명산이 마주보이는 '두물머리 나루터' 를 지나 아래쪽으로 가면 두물경이 나오지요
예전에는 이곳의 나루터가 남한강 최상류의 물길이 있는 강원도 정선과 충청북도 단양, 그리고 물길의 종착지인 서울 뚝섬, 마포나루를 이어주던 마지막 정착지라서 매우 번창하였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물길이 세서 8개의 당집이 있었다는 이곳에 팔당댐이 건설되면서 육로가 신설되자 쇠퇴하기 시작합니다. 급기야 1973년 팔당댐이 완공되고 이 일대가 그린벨트로 지정되어 어로행위 및 선박건조가 금지되면서 나루터 기능이 상실되었지요.
지금은 400년이 넘는 도당나무인 느티나무와 이른 아침 피어나는 물안개, 옛날의 영화로움이 빛바랜 나루터와 황포돛대, 강가에 늘어진 수양버들이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 주고 있어 수도권의 많은 사람들이 찾는 명소가 되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파란 하늘과 물빛이 환상적으로 어우러지고 끼리끼리 연잎 핫도그를 입에 물고 사각형의 액자틀에 들어가 서로 마주보면서 사진을 찍는 탐방객들이 늘어납니다.
두물머리 대표적인 포토포인트를 그냥 바라보다가 먼발치에서 빈액자만 찍고 조용히 떠납니다...ㅎㅎ
2020.7.16(목) 풍경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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