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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경상권

문경 주흘산과 부봉 산행 이야기

by 풍경감각 2020. 10. 16.

문경 주흘산과 부봉 산행 이야기 
 
전직장 동료와 사부님 그리고 친구들과 함께 가을에 예정된 큰여행을 코로나 때문에 포기하고 1박2일 문경 주흘산 산행을 다녀왔습니다 
 
주흘산(1106m)은 조령산, 포암산, 월악산 등과 함께 소백산맥의 중심을 이루는 문경의 진산으로 백두대간과 어우러진 산세가 매우 뛰어나고 새도 쉬어간다는 조령(鳥領) 즉 문경새재의 역사적 전설이 담겨 있는 유서깊은 명산입니다 
 
문경새재는 죽령, 추풍령과 함께 영남에서 한양으로 가던 가장 높은 고개로 ‘새도 날아서 넘기 힘든 고개(鳥領), 억새풀이 우거진 고개(草岾), 하늘재와 이화령 사이(새)고개, 새(新)로 만든 고개’라는 뜻이 있지요. 문경의 옛 이름은 ‘문희(聞喜)’로 기쁜 소식을 전해준다고 하여 과거를 보러가던 호남의 유생들도 일부러 문경새재를 넘어 한양으로 향했다고 합니다 
 
문경새재는 조령산과 주흘산 사이에 있는 계곡을 따라 이어지는데 임진왜란후 3개의 관문(주흘관, 조곡관, 조령관)을 설치하여 국방의 요새로 삼고, 신구 경상도관찰사가 관인을 주고 받았다는 고귀정, 나그네 숙소였던 조령원터와 동화원터, 신길원현감충렬비, 산불됴심 등의 유적과 임진왜란과 신립장군, 문경새재아리랑 같은 설화와 민요도 오늘날까지 전승되고 있습니다 
 
특히 남쪽에서 중부내륙고속도로나 3번국도를 타고 진남교반을 지나 문경의 들판에 들어서면 앞쪽으로 기세 당당하게 우뚝 서 있는 하얀 바위산들이 주흘산과 연결된 여섯 개의 부봉으로 누구나 한번쯤은 올라보고 싶은 욕망의 산이기도 하지요 
 
첫날은 문경새재 제1관문을 통과하여 '여궁폭포'와 고려 말 홍건적이 쳐들어왔을 때 공민왕이 난을 피해 이곳에 머물렀다는 '혜국사'와 시원한 샘물이 솟아나는 '대궐터'를 지나 주흘산 주봉에 올랐습니다 
 
조금씩 단풍이 들기 시작한 등산로를 따라 주봉에서 희양산으로 이어진 백두대간을 조망하면서 주흘영봉을 거쳐 부봉에서 하늘재와 탄항산, 월악산을 구경하고 부봉6봉까지 바위를 타고 제3관문과 제2관문을 거쳐 약 20km산행을 마치고 원점회귀를 하였습니다 
 
저녁식사는 직접 조달한 자연산 능이버섯과 오리백숙, 오미자 막걸리로 장거리산행 회포를 풀고 이튿날 아침에는 10월에만 나온다는 ‘감홍’ 이라는 문경사과를 맛보고 제3관문까지 왕복 15km 조깅을 하였네요. 말 그대로 중년아저씨들의 짐승체력^^...ㅎㅎ 
 
옥의티라면 부봉6봉에서 하산하던길에 순간의 방심으로 나무뿌리에 발이 걸려 서너바퀴 바위옆으로 내동댕이쳐진 슬픔과 마사토에 죽죽 미끄러져 엉덩방아를 찧은 아픔이 있었네요^^...ㅠㅠ 
 
9호선 언주역 4번 출구로 나와서 터벅터벅 카메라 수리를 맡기러 가는길....
이곳저곳이 아리고 욱신거리네요 
 
산은 그대로인데 내가 변한 것 같습니다
산을 무서워할줄 알아야 하는데 너무 가볍게 보았습니다 
 
박살난 청춘이여!
또 박살난 청춘이여! 
 
2020.10.10.(토)~10.11(일) 풍경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