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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화/야생화

이름조차 특이한 ‘깽깽이풀’을 찾아서....

by 풍경감각 2021. 4. 5.

이름조차 특이한 ‘깽깽이풀’을 찾아서....  
 
오늘은 하얀색과 연보랏빛 깽깽이풀 꽃대가 올라왔다는 소식을 듣고 부리나케 달려갔더니 벌들이 부지런히 날아들고 꽃잎이 한창이더군요
 
흔히 깽깽이풀은 ‘어제 피었다 오늘 지는꽃’이라고 부르지요 
 
따뜻한 봄날 햇빛의 양에 따라 한장 한장 꽃잎을 젖혀내는 묘기를 부리면서 바람이 불어도 꽃잎이 쉽게 떨어지며 이틀에서 사흘정도 피었다가 바로 꽃잎을 떨구기 때문이지요.  
 
산림청과 환경부에서 희귀멸종위기식물로 지정되었으나 지금은 해제되었다고 하며 몇몇 자생지와 식물원에서 볼 수 있습니다 
 
그 귀한 ‘깽깽이풀’의 이름은 ‘해금’과 ‘깨금발’에서 유래되었는데 굉장히 현실적이고 해학적입니다 
 
우리의 전통악기 해금은 ‘깽깽이’라는 별명이 있다는것을 아시는지요? 가녀리지만 당찬 꽃대와 활짝 꽃망울을 터뜨린 모습이 해금의 활대와 둥근 울림통을 닮았기 때문에 깽깽이풀이라는 이름을 얻었다고 합니다 
 
또한 흔히 ‘깨금발’을 ‘깽깽이’라고 부르지요. 꽃이 지고나면 둥근 열매에 개미가 좋아하는 달콤한 엘라이오솜 (Elaiosome)이 붙어 있는 자잘한 씨앗이 가득차게 됩니다. 
 
개미가 깽깽이풀 종자를 짊어지고 다니며 그 귀퉁이에 붙은 엘라이오솜만 쏙 빼 먹고 씨앗은 홱 던져 버린다고 합니다. 일명 토사구팽이지요^^..ㅎㅎ 
 
개미가 머문 자리마다 씨앗이 듬성듬성 놓이다 보니 깽깽이풀은 깨금발 디딘 모습처럼 불규칙한 포기를 이루고 싹을 틔우면서 얻은 이름이 바로 ‘깽깽이풀’이라고 합니다 
 
남.북한, 중국, 일본에서는 모두 깽깽이풀의 뿌리를 ‘황련(黃連)’이라 부르며 열을 내리고 해독제로 사용하면서 귀한 약재로 대접해왔습니다.  
 
조선시대 약전에서는 ‘뿌리 마디가 구슬을 꿰어놓은 듯 단단하고 매의 발톱같이 생긴 것’만 따로 골라 웃돈을 얹어 주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멸종 위기에 처해있는 걸 보면 살신성인을 실천한것이 아닐까 합니다^^ 
 
깽깽이풀은 천연 자생지를 제외하고 약초 재배지였다가 버려진곳에 피어나기 때문에 이맘때쯤이면 몇몇 도심 근교에서도 종종 볼수 있고 어지간한 수목원에는 식재하여 잘 보호하고 있습니다  
 
이름조차 생소한 깽깽이풀을 비록 식물원에서 찍고 왔지만 경기도 모처의 자생지를 또 다시 찾아가볼까 합니다  
 
비가 촉촉이 내리는 토요일입니다
미나리전에 막걸리 한잔이 생각나네요^^...ㅎㅎ
 
2021.3.18(목) 풍경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