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40-36) 추석연휴 지리산
1.일시 : 2013.9.22
2.코스 : 한신계곡~연하선경~장터목 ~제석봉~천왕봉)
3.누구랑 : 나홀로
"지리산10경" 중에 내가 가장 좋아하는 "연하선경" 을 "천왕봉(1915m)" 인증 핑계삼아 엊그제 햇살 고운 가을날 다녀왔다
매년 성지순례처럼 한두번은 꼭 다녀와야 견딜수 있는 어머니의 산...
지리산 자락에서 태어난 나는 왜 지리산에 오르는가?
언젠가는 그 물음에 답을 얻을날이 돌아오겠지요...
추석 다음날 새벽 백무동에서 출발하여
한신계곡의 맑은물과 폭포 (첫나들이폭포,가내소폭포, 5층폭포, 한신폭포)를 실컷 구경하고
8개의 철다리를 건너고 또 건너 아침햇살과 함께 양반도 네발로 기어서 올라갈수밖에 없다는 무명폭포 지나서 세석평전에 올랐다
"한신계곡" 은 91년부터 3년간 자연휴식년제로 묶여있다가 풀릴 정도로
심산유곡으로 물이 차고 험하여 찾는이가 별로없어 한산하다고 하여 '한신' 또는 옛날에 한신이라는 사람이 농악대를 이끌고
세석으로 가다가 급류에 휩쓸려 죽었다고 해서 '한신' 그리고 초한지에 나오는 중국의 한신 장군이 이곳으로 피신했다는 야사에서
유래를 찾지만 그만큼 계곡이 깊고 수려하다는 의미일것이다
원래 세석산장에서 하룻밤 묵으면서
영신봉과 촛대봉에 올라 사방팔방 조망하고 별똥별도 구경하면서 세석평전을 여유롭게 거닐고 싶었는데
요즘 비박금지로 산장예약이 하늘의 별따기보다 어려워 할 수 없이 당일코스로 계획할 수 밖에 없었다
손이 시러울정도로 차가운 세석샘터에 들러 식수도 보충하고 산장도 둘러보고 애써 게으름을 피워봅니다.
촛대봉으로 오르는 아고산대 세석평전에는 가을햇살에 구절초, 쑥부쟁이, 투구꽃, 과남꽃, 수리취, 고려엉겅퀴꽃 등
이름모를 야생화들로 천상화원을 이루고 있었다
그 동안 쿵쿵 쫒기듯 발걸음이 빨라지고 쫒듯이 앞사람 꽁무늬만 바라보고 내달리던 전투적 산행에서
유유자적 혼자만의 산행을 호젓하게 즐기노라니 안보이던 들꽃과 나무 그리고 바위 등 주변풍경들도 눈에 들어오고 숨도 가쁘지 않다
촛대봉에 올라 벌써 가을빛이 감도는 천왕봉으로 이어진 주능선을 바라보고 눈을 뒤로 돌려
지나온 세석평전과 멀리 반야봉 엉덩이^^를 바라보고 한동안 쉬었다가 출발한다
오르막 내리막 몇 구비 산길을 돌아 드디어 그토록 보고싶던 '연하선경' 그 길에 당도한다
아~연하선경~~
연하선경을 한폭의 산수화처럼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꽁초봉^^은
많은 산객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지리산의 명소중의 하나로 벌써 떠들썩 하고...
순하고 고즈넉한 S자길 한가운데 배낭을 벗어놓고 그 길에 푹 파묻혀서
한가롭게 들꽃도 만져보고 회색빛 고사목과 층층이 자란 구상나무도 구경하고 신선처럼 노닐다가 시간 가는줄 모르고 또 놀고...
아쉬운 발걸음을 돌려 장터목에서 잠깐 목을 축이고 제석봉에 오르니
벌써 천왕봉 오름길은 성질 급한 단풍으로 울긋불긋 물들고 있었고 연휴를 맞아 천왕봉 정상은 말그대로 장터^^...
산객들 틈에 끼여 간신히 인증샷하고 바위틈에 살짝 시들해진 산오이풀이 피어있는 전망좋은 자리에서
제석봉을 넘나드는 운무를 친구삼아 팔순노모가 챙겨 주신 도시락으로 산상만찬을 즐겨본다
'사랑하면 알게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예전과 같지 않으리라' 는
유흥준선생님의 <나의문화 유산 답사기> 서문처럼 지리산은 올때마다 다르고 볼때마다 다르니
참으로 아름다운 명산임에 틀림없는것 같다
친구들아..
바쁜 일상 행여 견딜수 없다면 내가 다녀온 당일코스로 훌쩍 떠나 폭포소리 들으며
가을향 물씬 배어있는 연하선경을 감상하고 지리산 정상에 올라보면 어떨련지?
♥ 세석산장-촛대봉-연하봉 ♥
♥ 연하봉- 장터목 ♥
♥ 제석봉~천왕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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