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등산/강원권

태백산 어게인100명산(No.015) 탐방 이야기

by 풍경감각 2017. 2. 11.


태백산 어게인100명산(No.015) 탐방 이야기


하늘과 통하는 민족의 영산...

천년주목과 설화속의 태백산을 찾아서...


♡ 일시 : 2017.2.11(토) 07:10 신사역 출발

♡ 코스 : 유일사 탐방안내소~ 유일사~장군봉~천제단~망경사~반재~당골광장

♡ 누구랑 : 산수산악회 안내등반 나홀로...



지난주 무등산 서석대 상고대를 찾아 나섰으나 봄바람만 잔뜩 느끼고 온터라 오늘은 태백산을 찾았습니다

블랙야크 명산100 첫 인증지로 눈부신 설화와 상고대 그리고 장군봉에 올라서마자 세차게 불어오는 칼바람을 잔뜩 기대하고 떠났지만,

 며칠전 내려 다져진 눈만 밟고, 천제단에서 오랫동안 머물며 문수봉에서 멀리 함백산,금대봉을 거쳐 두타,청옥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과

삼수봉에서 갈래친 낙동정맥의 파노라마를 조망하며 마음을 달랠수밖에 없었습니다.


태백산은 잘 알다시피 민족의 영산으로 역사적으로 2000년이 넘는 영험한 기도처로 무속신앙의 성지이지요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천제단은 장군단,천왕단,하단 세곳이 있으며 태백산신이 되기 위해 태백산으로 가는 도중에 세워진 사길령 산령각과

 주산신인 단종을 모신 단종비각,용정,기도를 마무리짓는다는 문수봉,단군성전,당골 등이 있습니다

지금도 태백산을 오르다보면 곳곳의 명당지처에서 기도를 하는 무속인들을 자주 볼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지요


태백산은 신라시대 오악중의 하나로 북악이었고 고려시대에도 국가적으로 제사를 지냈고 조선시대에도 동진으로 이름이 알려져 있습니다

산신에 대한 전통 제사의식은 지금도 시산제와 산신제,설제 등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고대사회부터 하늘에서 천신이 내려와 처음으로 도착한곳이 산으로 하늘과 가장 가깝고

 인간이 함부로 범접할수 없는 신성한 공간으로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태백산은 순 우리말로 한배달,한밝달,한밝산으로 하늘과 통하는 크고 밝은산이라는 뜻이며

태백산을 찾는 사람은 누구나 받아주고 껴안아 주는 산임에는 틀림없는것 같습니다

비록 눈시린 설화와 상고대 그리고 칼바람은 없었지만 가벼운 마음으로 조용히 한바퀴 돌고 왔네요



<유일사 탐방 안내소>


역시 겨울 눈꽃산행의 명산답게 오늘도 많은 탐방객들로 북적거립니다

2016년 5월에 22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되면서 입장료가 없어진것도 한몫하는것이 아닐까요



유일사 갈림길까지는 길이 넓어 괜찮았으나 유일사 삭도 근처를 지나니 어김없이 정체가 되어 가다서다를 반복합니다




태백산에는 망경사,태백사,백단사 등 10여개 사찰이 있으며 유일사는 태백산 유일의 비구니도량처로 알려져 있습니다

약 100여미터를 내려가 한바퀴 돌아보니 무량수전이 겨울 눈속에 깊이 파묻혀 있더군요





오고가는 등산객들로 정체되어 천천히 올라오다보면 천년의 세월을 이겨낸듯한 천연기념물 주목군락이 나타나기 시작하지요

태백산 주목군락은 수령이 40년에서 500년이 넘는 것까지 다앙하고 총 2,805주가 보호받고 있으며 지름이, 가장 큰 주목은 1.44미터나 된다고 합니다

살아천년 죽어천년 기묘한 자태를 뽐내는 주목나무 군락지에서는 누구나 카메라 셔터를 누르면 작품사진이 나오는 국민포인트이기도 하지요





이곳에 도착한 탐방객 모두가 함백산을 배경으로 사진찍기에 여념이 없고, 바람막이 비닐쉘터가 곳곳에 자리잡고 있네요



태백산 최고봉인 장군봉(1567m)과 천제단인 장군단입니다




장군봉에서 칼바람을 맞으며 태백산을 바라보는 풍경이 정말 장관이지요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려보니 자주 다니던 하이원 스키장 슬로프가 멀리 보이네요



장군봉에서 태백산 정상으로 가는 길목에 서있는 두그루의 멋진 주목나무입니다

이곳은 태백산과 동해바다를 배경으로 흰사슴뿔같은 나뭇가지 사이로 떠오르는 일출장면이 장관이지요




태백산 정상에서 바라본 장군봉 방향으로 펼쳐진 정말 시원한 일망무제 풍경입니다




민족의 영산 태백산 영봉(1560m)에 있는 천제단입니다

'하늘은 둥글고 땅은 모나다'는 천원지방(天圓地方) 사상을 나타내는 구도로 위쪽은 원형을 이루고 아래쪽은 네모꼴 모양입니다

편마암 자연석으로 쌓은 제단으로 한겨레의 시조 단군을 믿는 토속신앙 한배검이라는 자연석이 있고,

항상 기도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으며 일반 탐방객들도 허리를 굽혀 무엇인가 한가지씩은 소원하고 가는 곳이지요

단 한가지 이곳을 찾을때마다 느끼는것이지만 제물을 올려놓은것은 좋으나 막걸리를 바닥에 뿌려 냄새가 진동하고

혹시나 뿌려진 막걸리로 인하여 중요민속자료가 손상되지 않을까 걱정이 되더군요



태백산 천제단은 중심에 천왕단,북쪽에 장군단,남쪽에 하단 3개로 구성되어 있지요

다른 이름으로 구령단, 마고탑이라고도 하고 해마다 개천절에는 중앙에 태극기와 칠성기를 꽂고 33천기와 28수를 세우고 9종류의 제물을 갖추어 제를 올린다고 합니다




태백산 정상석을 배경으로 인증사진을 찍기 위한 엄청난 행렬입니다

나를 찾아 떠나는 명산100 플래그 깃발을 배낭에 매달고 온 평택 도전단을 만나 인사하고 양해를 구한후 뒷모습을 담아봅니다

이곳에서도 오며가며 많은 명산100 도전단들과 인사를 나눕니다





태백산 정상에서 겨울에 장갑을 벗고 인증사진을 찍어보기는 처음입니다



망경사로 하산하는 길에 바라본 문수봉(1517m)입니다.

소백산맥이 시작되는 부쇠봉(1545m)을 지나 바위 봉우리인 문수봉에서 제당골로 하산하고 싶었지만 오늘은 반재로 하산합니다

여성의 가슴을 닮았다고 하여 젖봉으로도 불리는 문수봉은 천제단에서 제를 올린뒤 산을 내려가기전에 다시한번 제를 올리는곳으로 알려져 있지요. 몇년전 태백산 석탄이 처음으로 발견된 금천에서 올라온 기억이 있는데, 문수봉에 올라서자 마자 칼바람에 쏴대기를 몇대 맞은듯 혼비백산한 기억이 납니다



하늘에서 내려온 천신은 산에서 인간을 만나 인간으로 화하여 세상을 다스리는 신이 되는 과정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거의 대동소이합니다

왕이 되어 인간들이 모시기도 하고, 이후에 산신이나 신이 되기도 하는데 하늘에서 내려온 천신은 주로 남자였고 땅의 산신인 여신을 만나 인간세상을 열게 되지요

여산신은 죽은후에 산신이 되는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산신이었으며 남산신은 죽은후에 신으로 모셔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지리산의 마고할미 산신은 원래부터 산신이었고, 죽은후에 산신이 된 왕과 장군신은 단종과 금성대군,김유신장군.최영장군,남이장군,임경업장군 등을 들수가 있습니다



태백산 주신인 단종을 모신 단종비각입니다. 작년에 함께 간 지인이 왜 태백산에 단종비각이 있냐고 물어보더군요

역사적으로 단종의 삶은 비극의 연속이었고 단종의 죽음은 많은 사람들의 동정심을 불러 일으켰고 죽어서는 안될 신으로 모셔지지요

화사한 용포를 입고 검은빛 익선관을 쓴 단종이 백마를 타고 태백산신이 되기 위해 영월에서 수라리를 넘어가는 모습을 보고 달려간 '추익한'의 전설도 사길령 산령각에서 볼수 있고, 1950년대 망경사 주지인 '김진정행'이라는 보살에게 단종 혼령이 나타나 태백산에 표지석이 없다며 비석을 세워달라는 이야기가 있어, 탄허스님이 직접 쓴 '단종비각' 현판과 '조선국태백산단종대왕지비' 라는 단종비를 세웠다고 합니다



천제단에서 제를 지내는 무속인들과 수많은 기도객들이 머무는 망경사입니다




천제단에서 제를 지낼때 사용되는 용정이라는 샘입니다

우리나라 100대 명수중의 하나로 무속인들이 이곳은 동해안의 용왕신이 머무른다고 하더군요




망경사를 지나 백단사와 당골 갈림길인 반재로 내려가는 길입니다

이곳에는 지난번 내린 눈들이 많이 쌓여 있더군요




당골로 내려가는 계곡으로 문수봉에서 내려오면 제당골로 접어드는데 이 곳은 모든 신들의 세계라고 하여

지금도 기도처가 곳곳에 자리잡고 있으며, 옛날에는 당집들이 많이 있었다고 합니다



태백산에는 삼한때 천제를 지내던 곳으로 신성불가침 지역이었던 소도가 있었고 지금도 소도동과 당골 지명이 있지요

이런 역사성 때문일까요. 지금도 태백산은 우리나라 무속신앙의 성지로 꼽히고 있지요.

 환인천제,환웅천황,단군왕검 모두가 천제단에 머물고, 태백산의 주산신인 단종비각, 망경사 용정에 머문다는 동해 용왕신,

문수봉 자락에도 수많은 신장들이 버티고 있다는게 무속인들의 설명입니다

무속인들이 기도가 잘 받고 영험한 기운이 감돈다고 말하는 당골계곡 근처에 있는 단군성전입니다



매년 개천절에 제를 올리는 단군성전입니다





태백석탄 박물관으로 입장료는 2천원이며 야외전시장과 그 뒤로 눈썰매장이 있더군요



태백산 눈꽃축제가 끝나 다소 썰렁한 당골광장입니다



태백산(太白山)은 크고 밝은 산입니다

한반도 백두대간의 정중앙에 자리잡고 있으며 삼한시대부터 민족의 영산으로 이어져 왔지요

태백산 정상에서 매년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천제단...

매년 개천절에 제를 올리는 당골계곡의 단군성전...

정상 아래에 있는 태백산신 단종을 모신 단종비각...

한국 명수 100선중에 최고인 용정샘...

한번 더 제를 지낸다는 문수봉...

한강의 발원지인 검룡소...

낙동강의 발원지인 황지연못 등등


대부분 새해일출, 눈꽃과 상고대 그리고 칼바람을 맞으러 찾아오는 태백산이지만

아름다운 풍광과 더불어 옛날부터 유래된 지명과 무속신앙의 이야기를 살펴보는것도 괜찮을것입니다


2017.2.11(토) 마운틴셰르파 이규영


※후일담 : 신사역에 버스를 타러 가니 그동안 여러번 함께 산행을 한 설*대장님이 본인은 몽가북계 안내 대장이라면서 오늘 태백산 산행대장이 아주 급한 일로 못 나오니 일일 대장을 좀 해달라고 간곡히 부탁을 하네요. 졸지에 무료봉사, 재능기부, 블랙야크 100명산 소개와 함께 일일 대장이 되어 39명 도전단의 인원점검, 휴게소 상하차,태백산 소개,코스안내,주의사항,시간계획 등 책임은 없지만 즐겁고 안전한 산행을 할수 있었습니다. 부쇠봉과 문수봉을 거치지 않고 망경사를 거쳐 당골로 바로 내려온 이유도 이런 이유가 작용을 하고 말았네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