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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백두대간 ECO Trail

블랙야크 양재점 백두대간 ECO Trail 2차 산행

by 풍경감각 2017. 10. 28.

블랙야크 양재점 백두대간 ECO Trail 2차 산행

 

넌 구름이고 난 바람이어라...

천상의 지리산에서 맛본 반야운해...

 

♡ 일시 : 2017.10.27(금)~28(토) / 무박2일

♡ 코스 : 성삼재~노고단~임걸령~반야봉~화개재~연하천~백소령~음정마을

♡ 누구랑 : 블랙야크 양재점 명산100 도전단과 함께

 

오늘은 무박으로 떠나는 백두대간 ECO Trail 2차 산행일이다

지난번 오대산 역사문화탐방때 사진을 찍어주다가 발목을 삐끗하여 병원치료를 받았으나 여간 부담이 되는것이 아니다 

 

전날 마지막으로 병원에서 물리치료를 받은후 반깁스를 풀고 탄력붕대로 고정하고 걸어보니 괜찮을것 같아 OK사인을 보낸다

단, 알파인 스틱을 반드시 짚고 굴곡이 심한 돌멩이는 밟지 말고 발목이 꺾이지 않도록 주의한다는 조건으로^^...ㅎㅎ

 

적절한 휴식도 운동이라고 했는데 한편으로 또 무리수를 두는것이 아닌가 걱정도 된다

 

청량산 클린산행은 코스가 짧아 밴딩을 하고 별탈없이 다녀왔으나 무박으로 25km가 넘는 긴거리를 산행할려니

 혹시나 중간에 탈이 날까봐 밴딩을 단단하게 다시하고 여차하면 중도탈출을 하기로 하고 양말형 밴드도 따로 준비하였다

 

11시20분 잠실에서 카풀을 타고 떠났으나 밤새 눈을 붙이는둥 마는둥 뒤척이다가

 안개가 자욱한 구례를 지나 구불구불한 산길을 따라 성삼재에 내리니 완전히 겨울날씨다

 

이른 새벽에 스산한 바람까지 세차게 불어제껴 장갑과 모자까지 쓰고 채비를 단단히 하고

 이마에 불을 달고 4시30분경 천천히 어둠속으로 빠져든다 

 

무수한 이야기가 깃들어 있는 지리산...

삼한시대부터 임진왜란,동학,항일,빨치산에 이르기까지 얼마나 많은 이야기가 숨어 있는 곳이던가...

시커먼 능선은 부드럽게 다가오지만 그리움과 무서움이 공존하는 지리산...

 

그냥 말없이 수없이 오고가던 노고단을 향해 걸어올라간다

 

 

 

약 1시간 정도 찬공기를 마시며 걸어올라 노고단 대피소에 도착하니 수많은 산객들로 북적인다

여름방학이 되면 마천면 실덕마을에서부터 시작된 지리산 종주를 다녀와야 직성이 풀렸던 학창시절....

 노고단 야영장에 A형 텐트를 치고 자다가 물이 들어와 난리를 쳤던 추억과

 대피소 주변에 비박이 허용되던때 서울에서 일과 끝나고 내려와

 화엄사에서 연기암,무냉기폭포,코재를 치고올라 매트레스를 깔았던 나의 단골자리도 둘러보고

시원한 물한모금 마시고 노고할매에게 안부를 전하고 노고단 고개로 올라간다

 

아주 가까이서 머리위로 금방 쏟아질것 같은 별들을 처음 본 아내는 연신 감탄사를 쏟아낸다

멀리 광양만 불빛도 어슴푸레하고 일출을 노고단에서 맞기에는 이른것 같아 

머릿속에 반야봉 일출을 그려보며 인증사진을 찍고 부지런히 출발한다

 

발목 부상만 없었어도 초소에 등록하고 노고단 정상에 올라 멋진 일출을 카메라에 담고 뒤쫓아 가고 싶었지만...ㅠㅠ

 

 

 

왼쪽 아래에는 곧 사라질 하늘아래 첫동네 심원마을이 어둠에 묻혀있다

심마니능선과 반야봉에서 길을 잃은 등산객들이 심심찮게 찾아오던 심원마을....

뱀을 먹어 털이 빠진 닭 이야기를 하며 돼지령에 도착하니 여명이 밝아오고 구름사이로 노란띠가 생기며 일출이 시작되고 있었다

아마도 오늘 일출은 천왕봉 같은 높은곳에서 바라보면 정말 장관이었으리라...

나뭇잎 사이로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며 방해물이 많아 카메라에 담기는 포기한다

드디어 일행들이 기다리고 있는 임걸령 샘터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식수도 보충하고 인증도 한다

 

 

 

임걸령 옆에 있는 바위에 올라 이미 솟아버린 태양을 바라보며 일츨과 실루엣으로 일행들을 담아보고 노루목으로 출발한다

 

 

 

 

 

 

 

 

 

노루목에 도착하여 배낭에서 귀중품만 빼고 이정목 옆에 풀어놓고 다녀오기로 하고 반야봉으로 향한다

일출은 한참 지났지만 아침 햇살이 정말 곱게 물들고 있어 카메라 셔터를 연신 눌러댄다

 

 

 

 

 

반야봉 오름길에 뒤돌아보니 노고단을 향하여 파고드는 심원계곡 운무가 장관이다

반야낙조와 노고운해가 지리10경중의 하나이지만 오늘은 반야운해가 더 잘 어울릴것 같다

 

 

 

반야봉 정상에 미리 올라와서 부드럽게 출렁거리는 지리산을 조망중인 아내도 넋을 잃고 서 있다

수많은 시인묵객들과 예술가 그리고 나그네의 마음까지 사로잡은 지리산이 이런 모습이었으리라...

 

 

 

 

 

 

 

 

 

 

 

 

 

반야봉에서 묘향암 방향의 금줄 근처에 가면 일망무제 지리산 주능선과 천왕봉을 한눈에 담을수 있다

멀리 움푹파인 벽소령을 파도처럼 넘나드는 운무가 정말 장관이다

망원렌즈가 없어 아쉬었지만 광각으로 담아온 풍경도 정말 시원하다

 

 

 

산줄기는 산줄기를 따라가고

산줄기는 산줄기로 이어지고

산줄기는 산줄기로 겹쳐진다고 했던가요?

 

 

 

노고단을 파고드는 운해는 바로 이런것^^...ㅎㅎㅎ

 

 

 

지리산 종주를 할때면 항상 마지막 하산길에 체력적인 부담이 될까봐 망설여지던 반야봉 왕복 달리기였지만 오늘은 부담없이 다녀온다

 

 

 

 

선두는 이미 연하천대피소에서 아침을 먹는다고 출발했고 후미는 아직도 반야봉에서 내려오지 않았을테니

 우리는 삼도봉에서 느긋하게 아침을 먹고 휴식을 취한다

아무리 빨리가도 연하천까지 갈려면 배가 많이 고플텐데....ㅠㅠ

이곳 삼도봉은 예전에 '낫날봉'이라고 불렀는데 '날라리봉'으로 변천되었다가 '삼도봉'으로 이름이 바뀐곳이다

 

 

 

 

 

 

 

 

 

 

 

지리산에서 가장 길고 긴 화개재 나무계단으로 누구는 551개 누구는 혼자오면 3,000개(ㅎ)가 넘는다고 하는데

나도 매번 세다가 잊어버려 아직까지 끝수를 못 맞추고 있다^^...ㅎㅎ

화개재에서 삼도봉으로 거꾸로 올라오면 정말 힘들어 하는 코스다

 

 

 

 

 

나무게단을 하염없이 내려가면 멀리 토끼봉을 배경으로 화개재가 나타난다

바람에 덜그럭 거리던 출입문이 있던 뱀사골 산장의 추억과 야영...

그리고 화개재 공터에서 비박하며 꿈틀대는 침낭들이 마치 애벌레처럼 느껴질때도 있었지...

이곳에서 이경규도전자님을 만나 인사를 나누고 인증사진을 찍어 드렸네요

 

 

 

후미그룸을 뱀사골 계곡으로 하산시키기로 했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아 인증을 하고 토끼봉을 향한다

몇년전 여름에 산모퉁이를 돌아가다가 마주오던 고등학교 친구를 만났던 곳이다

 

 

 

한창 단풍으로 물들었을 뱀사골 계곡과 멀리 덕유능선 방향에도 운무가 가득하다

 

 

 

아주 천천히 지리산을 즐기며 연하천을 향해 가는데 그제서야 최용원셰르파가 후미그룹을 뱀사골로 안내하고 땀범벅이 되어 따라오고 있다

간식통에서 꺼낸 사과대추의 달콤함으로  에너지를 함께 보충하고 천천히 뒤따라간다

 

 

 

토끼봉은 공사자재들로 가득하고 하늘은 더할나위없이 푸르고 푸르다

토끼봉 넘어 명선봉 사이 작은고개를 살짝 넘어 바위틈에 있는 총각샘을 찾아볼까 하다가 갈길이 바빠서 고고....

장터목 산희샘과 항상 비교되는 총각샘 그곳도 꼭 한번 다시 찾아보리라...

 

 

 

드디어 연하천 대피소에 도착하여 식수도 보충하고 간단히 요기를 하고 잠시 쉬었다가 벽소령으로 향한다

발목부상으로 아주 천천히 조심스럽게 뒤따라가면서 제발 아무 이상없기만을 바랄뿐이다

그러나 제한시간내에는 도착해야 하기 때문에 쉬지 않고 걸어간다

 

 

 

 

 

 

 

연하천 대피소는 공사중...ㅎㅎ

 

 

 

 

 

삼각고지는 웬지 쓸쓸해 보이고...

 

 

 

 

 

작은전망대데서 물한모금 마시고 형제봉을 한눈에 담아본다

형제봉 사이에 서 있던 소나무가 정말 운치 있었는데 이제는 세월이 흘렀는지 썩어서 바위밑에 나뒹굴고 있었다

세월의 무상함인가 아니면 온갖 비바람을 이겨낸 처절한 투혼의 흔적인가...

연하선경 지나면 늘상 반겨주던 토끼닮은 고목도 지난번 1차때 찾아보니 쓰려져 버렸더군요

 

 

 

벽소령 대피소와 흰 안테나가 고개 너머로 빼꼼히  보이고 형제봉이 내려다보이는 전망대다

이곳에서 사진을 찍던 후미를 드디어 만나고 이제는 서서히 떠나가고 있는 가을 지리산을 조망해 본다

 

 

 

 

 

 

 

이곳 벽소령에서 일행들과 함류하여 인증도 하고 잠시 휴식을 취한다

투명한 식수통을 닮은 플라스틱통속에 쵸코파이, 바나나 등 온갖 간식을 한꺼번에 담아 배낭에 넣고 온 산객이 있어

유심히 쳐다보니 배낭모양도 잡아주고 방수도 되고 가볍고 괜찮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해본다

 

 

 

 

 

 

 

 

 

지리산은 선인들이 흘리고 간 마음의 땀과 혼이 깃든 산이다

벽소령도 한때는 군사작전도로였으니 수많은 젊은이들의 피땀이 흘러내린곳이리라...

이곳에서 세석대피소까지는 꽤나 먼거리다

옛 선배들로부터 영신봉에 텐트를치고 잤는데 아침에 일어나보니 텐트가 돌아가 있더라며 무척 기가 쎈곳이라고 우스깨 소리를 해 주던곳..

벽소명월 탓을 하며 달밤에 매트를 깔고 달을 구경하던 추억도 그리움이구나... 

 

 

 

지리산은 변덕이 매우 심한곳이라고 했던가요?

오늘도 변화무쌍한 지리산의 날씨가 오후들어 계속 오락가락하니 마음 둘곳을 못 찾겠다

이제 신작로같은 내리막길을 달려가보자

 

 

 

음정마을까지 6.7km 남짓...

밑으로 내려갈수록 지리산 단풍의 진면목을 보여주기 시작한다

 

 

 

점점 짙어가는 가을속으로 빠져들지만 선남선녀를 곱게 담을려니 단풍이 시샘을 하는것 같다

오대산에서 바위에 부딪친 카메라지만 다음달에 수리를 하면 좀더 화사하고 선명해지리라^^...ㅠㅠ

 

 

 

 

 

연하천에서 음정 하산길의 중간으로 떨어지는 삼각고지 능선길은 파스텔톤 물감 그대로다

 

 

 

저 산 너머에 지리산 칠암자 순례첫번째인 도솔암이 있을것이다

한때는 마구잡이로 드나들던 비탐방샛길을 살펴보니 어느새 CCTV가 설치되어 있었다

 

 

 

음정마을에서 올라오면 첫번째 만나는 바리케이드는 없어지고 대신 조금 위쪽에 산뜻한 출입문이 설치되어 있다

 

 

 

바리케이드 지점에서 우측 능선을 타고가면 부드러운 흙길로 편안하게 백두대간 벽소령 표지석이 있는 음정마을에 도착할수 있다

자칫 완쪽 큰길을 따라가다보면 시멘트길을 따라 멀리 빙 돌아와야 한다

 

 

 

이곳은 음정, 양정, 하정마을을 합쳐서 삼정이라고 부르지요

지리산 깊은 산중 마을이라서 그런지 감을 깎아 말리고 있는 곶감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네요 

제대로 된 곶감은 검은색에 하얀가루가 끼어 정말 맛있는데....ㅎㅎ

 

 

 

지리산, 지리산, 지리산...

한없이 부드럽지만 움찔거리는 능선속에는 그리움과 무서움이 항상 공존하고 있다

행여 몸이 불편하거나 마음이 약한 사람은 단단히 준비하여 다시 찾아오시길...

 

무사한 산행을 도와주신 마고할미, 천왕성모, 노고할매에게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