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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블랙야크 100명산

(No.100-78) 천안 광덕산(廣德山 699.3m) 호두나무 이야기

by 풍경감각 2014. 8. 6.

 

(No.100-78) 천안 광덕산(廣德山 699.3m)

 

 

♡ 일시 : 2014.8.6()

코스 : 광덕사-김부용묘-장군바위-정상-헬기장-광덕사 

누구랑 : 나홀로 산행

 

 

여름휴가 첫날...

 

남쪽나라 고향 가는길에 천안에 들러 광덕산에 올랐다

 

산의 옛이름은 태화산(泰華山)이었으나 광덕사(廣德寺)라는 절 이름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예로부터 산이 크고 풍후(豊厚)하여 덕()이 있는 산이라고 알려져 있으며 나라에 전란이 있거나

불길한 징조가 있으면 산이 운다는 전설이 내려오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갑신정변을 일으켰던 풍운아 김옥균과 임시정부 주석 김구선생 등 역사적 인물등이

 호두나무가 무성한 광덕산 주변에 은신했던 곳으로도 알려져 있다

 

 

역시 천안하면 능수버들 늘어진 천안삼거리와 고속도로 여행길의 영원한 주전부리 호두과자를 떠오를 것이다.

  오늘 광덕사에서 호도나무 전래비400년이 훨씬 넘는 천연기념물 제398호 호두나무를 볼 수 있었고 이 곳이 호두나무 시배지임을 알 수 있었다 

 

좀더 자세히 살펴보면 고려 충렬왕 16(1290) 영밀공 류청신 선생이 원나라 왕가를 모시고 올 때

 3그루의 묘목과 5개의 열매를 가져와 묘목은 광덕사 경내에 심고 열매는 광덕면 매당리 고향의 뜰에 심은 것이 시초이며

 그 후 후손 및 지역주민들이 정성껏 가꾼결과 호두의 주산지가 되었다고 한다 

 

원래 이름은 호도나무였으나 호두나무로 바뀐것은 생김새가 뇌와 비슷하고 머리를 맑게 해준다고 하여

 머리두()를 써서 호두나무가 된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요즘도 고속도로 휴게소에 들르면 누구나 한두번은 맛을 보고 가는 호두과자의 시초는

 1934년 조귀금씨가 호두모양을 본떠 만든 과자로 지금도 가장 인기있는 주전부리로 자리잡고 있다

 

 안개비가 내리는 경내를 한바퀴 돌고 이슬 머금은 숲길로 들어서니 황진이 이매창과 함께

 조선시대 3대 기녀시인 운초 김부용묘 가는길의 표지판이 보인다


그곳에는 천안지역 문학동호인들의 모임 플랭카드가 나부끼고 있었고 평양감사 김이양의 소실로 들어가 살다가

 김씨 후손들의 제사를 받았으니 그 유복한 삶이 말년이 비참했던 두 여인과는 사뭇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평일이라 지나가는 길손도 별로 없는데다가 등산로 주변은 간벌을 하느라 전기톱 소리가 웅웅거리고

 몽환적인 안개 사이로 참나무와 원추리만 이따금씩 눈에 띠니 심심하기 그지 없다 

 

장군봉을 지나가면서 장군샘터와 쇠머리펀덤을 돌아볼까 하다가 다음으로 미루고 정상에 올라서니

 희뿌연 안개속에 분홍빛 메꽃들이 반겨주고 있었다


사방팔방 둘러 보아도 시야는 꽉 막혀 있고 조망도 없어 얼큰이 셀카로 간신히 인증하고

 강당사 서원이 절로 변한 현장은 또 다음으로 미루고 헬기장으로 향한다

한창 공사중인 계단길을 내려오면서 둘째녀석 유치원때 울며 불며 함께 올랐던 기억에

 웃음이 절로 나오지만 그 녀석은 과연 기억이나 할까? 

 

연분홍 물봉선과 보라색 닭의장풀이 피어 있는 계곡에서 세수를 하고

 광덕사로 원점회귀하여 다시한번 경내를 둘러보고 일주문을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