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등산/블랙야크 100명산

(No.100-79) 함양 황석산을 찾아서

by 풍경감각 2014. 8. 7.

 

(No.100-79) 함양 황석산(黃石山 1193 m)

 

 

시 : 2014.8.7(목)

♡코스 : 우전마을-사방댐-피바위-황성산성 북문-동문-정상-원점회귀

♡누구랑 : 나홀로 산행

 


휴가 둘째날...

 

천안 광덕산에 들렀다가 밤늦게 고향집에 도착하니 구순이 가까운 노모가 깜짝 놀라신다

 

고요한 산골마을처럼 "말 그대로 산천은 의구한데 인걸은 간데 없구나..."

 

나홀로 뜨락을 거닐며 툇마루에 앉아보니 구름속에 흘러가는 저 달도 쓸쓸하기 그지 없고

 고향집 뒤편 대나무밭에 잠시 머물다 간 바람소리만 서걱서걱 울고 있으니 적적하기 이를데 없도다

 

이제는 꼬부랑 할머니가 되어버린 젊은날의 내 어머니 모습은 어디로 가버렸단 말인가^^

 

이튿날 동이 터 오를 무렵 배낭을 챙겨 고향집을 나선다

 

88고속도로를 타고가다 지리산 휴게소에서 잠시 쉬었다가 함양 안의 우전마을에 당도하니 바람이 불고 비가 조금씩 내리고 있었다

 

등산로 입구를 못찾아 마을 어르신께 물어보니 정자를 지나 끝까지 올라가라고 알려주어

 좁고 가팔라 차량 교행이 불가능할 것 같은 산길을 돌아가니 고라니 한마리가 차소리에 놀랐는지

 기우뚱 기우뚱거리며 앞에서 요리조리 계속 뛰어간다

 

사방댐 근처에 주차하고 막 올라갈려니 한가족이 도착하여 인사를 나누는데 가족과 함께

 100대 명산을 순례중이라고 하며 이제 10개가 남았다고 한다.

중학생쯤 되어 보이는 아들과 딸을 데리고 도전중이라고 하니 참으로 대단한 가족이라는 생각이 들고

 요즘 아이들 같지 않아 다시 한번 바라보게 된다.

 

조용한 된비알을 치고 올라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황석산성을 지나 연보랏빛 자주꿩의 다리가 천지인 계곡을 타고

 능선에 오르니 남봉과 북봉을 구름이 쉼없이 넘나들고 있었다

 

정상은 구름속에 가려 보이지 않고 가파른 바윗길이 미끄러워 밧줄을 잡고 올라가니 바람이 세차게 불고 비까지 내려

 한평 남짓한 옴팡한 바위밑으로 기어 들어가니 비와 바람을 막아주는 천혜의 보금자리가 따로 없구나...

 

구순이 다 되신 엄니가 행여 막내아들 굶을까봐 보자기에 싸주신 도시락은 밥한덩어리에 김치가 전부지만

 이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산상고원의 만찬이 된 느낌이로다.

 후식으로 옥수수 두개를 먹고 잠시 쉬고 있으니 가족 도전단이 도착하여 인증사진을 부탁하고

 나는 다시 바위밑에서 비를 피하다가 바윗길이 위험하여 더 이상 거북바위 방향으로 진행을 포기하고 하산을 시작하였다

 

내리막길 좁쌀풀과 며느리 밥풀꽃 등 야생화 사진도 찍고 다람쥐와 앞서거니 뒷서거니 황성산성 위를 걸어 내려오니

 새끼새 한마리가 어미를 잃었는지 찍찍거리고 오도가도 못하고 있었다..

그냥 그대로 지나치는 것이 가장 좋을것 같아 한참을 지켜 보다가 발걸음을 다시 옮긴다

 

쭉쭉 뻗은 소나무밭을 지나 작은 폭포 아래를 지날때 고목나무 구멍으로 말벌들이 윙윙거리며

 드나들고 있어 재빨리 몸을 숙여 빠져 나오니 피바위라는 표지판이 보인다

 

함양땅 안의와 서하지역 주민들의 기개와 절개가 서린 황석산성은 정유재란때 왜적의 침입에 맞서다

 죽임을 당하고 부녀자들은 북쪽 천길 바위 아래로 몸을 날려 피빛으로 물들어 지금도 피바위라고 부른다고 한다

 

어느 고을 어느 산에 오르더라도 신비스런 전설과 역사가 있스토리가 있지만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등

 외세의 침입을 받을때마다 목숨을 걸고 싸워온 그 분들의 충혼이 서려있는 곳을 지나칠때면 사뭇 고개가 숙여진다


 

 

▽ 황석산 정상 모습


 

 

▽ 오른쪽 바위아래가 바로 나혼자 들어간 천혜의 요새...

    물론 천둥치고 벼락치면 위험하므로 바로 하산해야겠지만....


 

▽ 빨강바지 남사스럽다고 집사람이 못 입게 했는데 드디어 입었다...

빗속에 바지가 젖어 어쩔수 없이 입었는데 뭐 워뗘^^...ㅎㅎㅎ...


 

▽ 88고속도로 지리산 휴게소 풍차...


 

▽ 우전마을 사방댐 황석산 우측 들머리...


 

 

 

▽ 황석산성


 

 

 

▽ 어미 잃은 아기새 모습....


 

 

 

 

 

 

 

▽ 황석산 정상석...


 

 

 

▽ 함양 거청땅의 금원산 거망산 기백산 황석산 천미터가 넘는 줄기들...


 

▽ 피바위 작은 폭포


 

사방댐 근처에 대여섯대 주차가 가능하다



▽ 자주꿩의 다리


 

 

 

▽ 참나물꽃이 맞는지 모르겠다


 

 

 

▽ 며느리밥풀꽃


 

▽???


 

▽???


 

▽ 좁쌀풀


 

▽노루오줌

 

분홍 물봉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