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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블랙야크 100명산

(No.100-81) 기차 타고 춘천 가서 버스 타고 오봉산 올라 배 타고 소양강 댐으로 하산...

by 풍경감각 2014. 8. 15.

(No.100-81) 춘천 오봉산 산행


기차 타고 춘천 가서 버스 타고

 오봉산 올라 배 타고 소양강 댐으로 하산.....

 

♡ 일시 : 2014.8.15(금)

♡ 산행지 : 춘천 오봉산

♡ 누구랑 : 나홀로 산행

 

아침부터 게으름 피우다가 땀을 삐질삐질 흘리면서 용산역에서 가까스로 9시 출발 ITX청춘열차를 타고 춘천 오봉산에 다녀왔다

오늘은 화천 가는길 배후령에서 출발하여 오봉산에 올랐다가 청평사로 하산하여 배를 타고 소양강댐으로 빠져 나오는 코스를 선택했기 때문에 춘천역에서 내려 택시를 타고 배후령으로 달려간다

 

양구 화천으로 연결되는 배후령 터널이 뚫리면서 버스가 거의 다니질 않아 등산객들은 닭갈비집 식사를 담보로 무료차량을 이용하거나 하루 두차례 운행하는 셔틀버스를 이용하거나 시외버스터미널로 이동하여 양구 가는 버스를 타야 하기 때문에 대부분 택시를 이용한다.  미터 요금을 꺾고 카드결제까지 가능하니 그나마 바가지는 쓰지 않아 다행이다

 

배후령...

 

차가 거의 다니질 않으니 오토바이와 자전거 라이더들의 천국이요. 가끔 걸어 올라오는 등산객들이 전부인 한적한 고갯길이 되어 버렸다. 수 많은 산악회와 등산객과이 걸어놓은 시그널을 뒤고 하고 제법 가파른 된비알을 올라가면 전망이 트이고 멀리 바위위에 소나무들이 멋지게 어우러진 다섯개의 봉우리들이 줄지어 눈앞에 나타난다

 

봉우리 이름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멀리 소양호가 보이기 시작하고 탁 트인 주변 산군들이 조망되기 시작하니 세상 부러울것 없도다

 

간간히 불어주는 산바람 강바람에 땀을 식히며 쉬엄쉬엄 걸어 올라 정상 인증을 하고 야트막한 언덕배기 보금자리에서 얼려온 캔맥주 한잔을 곁들여 긴 점심식사를 한다

 

오봉산의 명물 홈통바위...

내리막길 벼랑 틈새에 길게 나있는 일명 구멍바위는 지름이 50㎝쯤으로 흡사 홍천 팔봉산의 ‘해산바위’와 비교할 만하다. 어른이 겨우 빠져나갈 수 있는 크기로 배낭을 멘 채 나가면 정상체중, 배낭을 벗어야 나갈 수 있으면 비만으로 진단한다는 우스개소리가 있는 바위다

 

가파른 내리막 암릉길을 겨우 내려와 땀을 식히고 공사중인 적멸보궁을 돌아 진락공 세수터 바위에 앉아 세수도 하고 쉬었다가 공주의 전설이 전해 내려오는 청평사로 향한다

  

오봉산을 배경으로 자리잡은 청평사....

  

경내를 한바퀴 돌고 공주바위와 구상폭포쪽으로 내려오니 삼삼오오 손을 잡고 찾아온 가족 연인들이 엄청 많다^^... 오매 부러버라^^...ㅎㅎㅎ...

 

옛날 당(唐)에서 공주를 연모하던 청년(평민)이 있었는데 사랑을 이루지 못하게 되자 자살한 후 뱀으로 환생해 공주의 몸을 감아 공주가 위태롭게 되었고 시름시름 죽어가는 공주를 보다 못한 황제가 공주를 신라에 보냈고 공주는 부처의 가호로 상사뱀을 떼어냈다는 스토리다.

 

단순한 전설 같지만 여기엔 국경과 신분, 금수(禽獸)를 넘나드는 초월적 로맨스가 깃들어 있고 설화적 의미를 간직하고 있어 청평사엔 공주굴, 공주탕, 공주탑이 남아있고 공주와 뱀을 형상화한 조각도 세워 놓았다.

 

옥수수 막걸리 한잔을 유혹하는 아줌마의 강력한 손길을 뿌리치고 슈퍼에서 3000원 주고 편도표를 끊어 선착장으로 가서 배에 오른다

유람선이 떠난 자리 그곳에는 소양호 물그림자 속으로 퍼져 나가는 오봉산의 잔영과 포말만 긴 여운으로 남아있으니 마음속으로 낭만^^...하고 소리없이 외쳐 본다...ㅎㅎㅎ...

  

뙤약볕에 소양강댐을 구경하고 시내버스 타고 춘천역에서 다시 ITX청춘열차로 귀경...

3일 연휴라 자리가 없어 입석을 끊어 등산용 의자를 꺼내놓고 옹색하게 앉아 용산역에 도착한다

이렇게 물좋고 산좋은 춘천에 기차 타고 배 타고 닭갈비 먹으면서 나랑 데이트할 친구 없을까나^^...푸하하^^...

 

그 잛은 순간에도 쪽잠이 들어 이렇게 부질없는 꿈을 꾸었나 보다^^...

얼릉 꿈 깨라굽쇼^^...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