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말라야 안나푸르나 ABC 트레킹 4일차 이야기]
♥ 주요일정 : 도반(2600m) ~ 데우랄리 ~ 마차푸차레 베이스캠프(MBC) 3700m
오늘은 고도차 + 1100m로 약 11km를 걸어 3000m가 넘는 고산 지대인 마차푸차레 베이스 캠프까지 가야 한다. 깊은 협곡과 야생화 군락지, 빙하가 흘러내려 굴을 형성한 너덜지대를 건너고 본격적인 트레킹으로 보온에 각별히 신경을 쓰라고 한다.
고소증상을 예방하기 위하여 찬물로 세수도 삼가며 물티슈로 다람쥐 세수만 한다. 도반과 뱀부롯지는 계곡길을 따라 위치하고 있으며 아열대기후라서 그런지 대나무도 많고 작은 폭포가 연이어져서 습기도 많은 편이다.
한국과 식생이 비슷한지 흰색, 노란색, 보라색 물봉선과 짚신나물 종류가 많이 보이더니 고도가 높아지면서 희말라야 특유의 고산식물들이 눈에 띄기 시작한다. 사진을 엎드려 접사로 찍고 싶었으나 고소가 걱정되어 높은 자세로 그냥 몇장씩 찍어본다.
길이 무너져내린듯한 작은 나무다리도 건너고 깊은 계곡도 건너며 좌우로 펼쳐진 깍아지른 암릉과 설산들을 조망하면서 오후가 되면 어김없이 몰려드는 운무속을 걷기도 한다. 한참을 가다보니 갑자기 개 한 마리가 길 가운데 가만히 앉아 있다가 우리가 옆으로 비끼니까 그제서야 앞으로 걸어간다. 이어서 풍경소리를 내며 개 2마리가 걸어오는데 그 뒤로 희말라야 양떼가 2~3백마리가 무리지어 내려오고 있는것이 아닌가? 정말 진귀한 풍경이다.
길 옆 바위에 올라가 정신없이 셔터를 누르고 나니 맨 뒤에 3마리의 개가 양떼를 몰며 목동이 큰 짐을 지고 따라가고 있었다. 이곳에서는 양과 염소를 구분하지 않고 그냥 염소라고 부른다고 한다.
한바탕 진풍경을 구경하고 올라가니 온도가 급격히 떨어져 윈드브레이크를 꺼내 입고 야생화 천국을 걸어서 올라간다. 이윽고 히운출리에서 밀려서 내려온 빙하지대가 나타나고 MBC와 ABC 팻말이 보이고 사위는 운무로 방향을 구분을 할 수 없을 정도다.
잠시 길을 헤매다가 MBC롯지에 도착하여 밀크티와 팝콘으로 추위를 녹이고 방 배정을 받고 얼떨결에 찬물에 발을 씻다가 온몸에 한기가 엄습해와서 침낭속으로 급히 들어가서 핫팩을 가동시킨다. 겨우 이빨 떨림을 진정시키고 플리스티와 빵모자로 보온을 하고 식당에서 따뜻하게 차를 마시면서 식사를 한다.
고산으로 올라갈수록 롯지는 비좁아 3~4인실이 보통이고 카고백과 배낭을 이리저리 구겨 넣을 수 밖에 없다. 옆지기가 침낭을 못 갠다고 연락이 와서 온 몸으로 쭈구려 카고백에 넣어준다. 워낙 추위를 많이 타서 최고급 침낭으로 준비해 주었으나 핫팩으로 도배를 하고 잠을 잔다고 한다...ㅎㅎ
롯지 식당 상단에 나의 모교인 고등학교 개교 50주년이라는 플래그가 걸려 있어 정말 반가웠다. 누군가 동문이 이곳을 선답하고 추억을 남겨 놓았으리라....
밤새 최소한의 몸놀림으로 에너지를 비축하고 보온통의 차를 수시로 마시면서 몸을 따뜻하게 유지한다. 내일은 새벽 3시에 기상하여 3시30분에 흰죽을 먹고 안나푸르나 일출을 보러 울라 간다고 한다. 일찍 잠자리에 들었으나 밤새 개의 목에 걸린 풍경소리와 춥고 엄청난 코골이에 잠이 오질 않아 뒤척이다가 그만 깨고 만다.
다행히 머리도 안아프고 고소증상은 없었으나 만일을 몰라 타이레놀 한알을 복용한다. 종전에는 9박10일 코스로 4130m ABC 롯지에서 잠을 재웠는데 30% 정도가 고소를 호소하여 변경을 하였다고 한다.
일행중 몇 명은 숨쉬기가 곤란하고 머리가 아프다며 식사도 제대로 못한다^^...ㅎㅎ
2019.10.14.(월) 풍경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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