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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킹/산성탐방

오산 독산성과 세마대지를 찾아서

by 풍경감각 2020. 9. 9.

경기도 오산 독산성을 찾아서...

 

오산 '독산성(대머리禿뫼山성城)'과 '세마대지(씻을洗말馬돈대臺터址)'는 사적 제140호로 지정되어 있고 둘레는 3.6km이며 현재 400m의 석축과 동, 서, 남, 북문이 남아 있는 작은 산성이다. 산림욕장과 '보적사'가 있으며 시야가 탁 트인 성곽에서 수원과 화성, 동탄신도시와 오산, 멀리 평택과 천안까지도 조망할수 있다.

코로나 때문에 인적이 드문 이곳에서 바람을 쐬다가 태풍 10호 하이선의 영향으로 날씨는 흐렸지만 해가 떨어지는 희미한 일몰까지 구경하고 하산을 한다

독산성은 백제가 쌓았고, 통일신라와 고려를 거쳐 임진왜란때까지 계속 이용되었던 산성으로 원래 독산성이었으며, 1602년(선조35)에 변응성이 수축하고, 1796년(정조20)에 수원성과 함께 개축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권율장군의 전설이 남아있는 '세마대'는 정상에 있는 정자로 1957년 복원되었으며 현판은 이승만초대대통령 친필로 알려져 있다. 1593년 임진왜란때 권율장군이 근왕병 2만여명과 함께 주둔하고 있었는데 가토 기요사마(加藤淸正)가 이끈 왜군이 벌거벗은 산에 물이 없을것으로 생각하고 물한지게를 산위로 올려 조롱하였다.

그러나 권율은 물이 풍부한것처럼 백마를 산위로 끌어올려 흰쌀을 말에 끼얹어 목욕시키는 시늉을 하여 왜군은 말을 물로 씻을 정도로 물이 풍부할것이라는 오판을 하고 퇴각했다고 한다. 그래서 말을 씻긴곳이라고 하여 '세마대(洗馬臺)'라고 부른다

절 중간까지 차량으로 쉽게 올라올 수 있는 보적사는 대한불교조계종2교구 용주사의 말사로 '세마사(씻을洗말馬절寺)'라고도 부르지만 공식적인 명칭은 '보적사'다. 전설에 의하면 춘궁기에 먹을것이라고는 쌀한되밖에 없던 누부부가 이쌀을 부처님께 공양하고 집으로 돌아왔더니 곳간에 쌀이 가득 쌓여 있는것을 보고 이 들 부부는 부처님의 은혜로 여기고 더욱 열심히 공양을 드렸다는 뜻으로 '보적사(보배寶쌓을積절寺)'라고 불렀다고 한다

구순노모를 생각나게 하는 보적사 요사채 주련입니다

모년일백세 (母年一百歲) 어머니 나이 백세라도

상우팔십아 (常憂八十兒) 항상 팔십되는 아들 걱정한다네

욕지은애단 (浴知恩愛斷) 그 은혜와 사랑 끝날때를 알고 싶은가?

명진시분리 (命盡始分離) 목숨이 다해야 비로소 끝난다네

태풍 마이삭에 이어 하이선이 북상함에 따라 날씨는 흐릿하였지만 바람이 간간히 불어주어 성곽을 한바퀴 돌고 혹시나 해서 일몰을 기다려보았다. 박무가 심하여 쨍하지는 않았지만 거의 서산으로 기울 무렵 잠깐 노을을 보여주더니 매직아워가 되자 하늘이 붉게 타오른다.

화성방향으로 피사체는 없었지만 부리나케 사진을 몇장 담고, 보적사 쪽으로 이동하여 동탄과 오산의 야경을 찍었으나 너무 탁하여 선명하지를 않다. 그래도 시원한 밤바람을 맞다보니 코로나로 꿀꿀했던 기분이 조금은 상쾌해진것 같다

2020.9.6(일) 풍경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