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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경기권

1대간 13정맥중 3개의 정맥 분기점이 있는 안성 칠장산에 오르다

by 풍경감각 2021. 1. 18.

1대간 13정맥중 3개의 정맥 분기점이 있는 안성 칠장산에 오르다

오늘은 칠장사 입구에서 왼쪽을 들머리로 잡고 어사 박문수길을 따라 안부에 올랐다가 오른쪽에 있는 칠장산을 찍고 되돌아와 칠현산을 찍고 무성산에 올랐다가 다시 되돌아와 칠현산에서 명적암으로 잘 하산하여 마을길을 따라 칠장사까지 걸어갈려고 했습니다

개에게 쫓기고 개에게 놀라다

그러나 명적암에서 마을로 내려가는 길목에 줄이 풀린 사나운 개 서너마리가 마구 짖어대고 달라들어 도저히 못 내려가고 다시 임도길을 따라 칠현산 갈림길까지 올라와 칠장사로 하산하는 해프닝이 있었습니다. 비닐하우스가 있었지만 주인도 없이 풀어놓은 맹견에게 괜히 물려봐야 나만 손해 아닌가? 덕분에 500미터만 가면 주차장인데 임도를 따라 3km는 우회한것 같습니다

 

덕성산에서 돌아오는길에 뭐가 바위옆으로 슈웅 하고 지나가길래 잠시 멈춰 방울소리를 냈더니 사냥개 6마리가 흑흑 거리면서 멧돼지를 쫓고 총을 든 포수가 뒤따르며 혹시 돼지 못 보았느냐고 하더군요. 가뜩이나 혼산에 방울까지 달랑거리면서 산행을 하는데 사냥개에게 쫓기는 멧돼지라도 마주쳤다면 얼마나 놀랐을지 소름이 끼친다. 오늘은 개 때문에 놀라기도 하고 먼길 돌아가기도 한 날이네요^^...ㅎㅎ

산은 물을 가르고 물은 산을 넘지 못한다

조선시대 영조때 실학자인 신경준의 산경표는 10개의 강을 경계를 짓는 산자분수령(山自分水嶺) 즉 '산은 물을 가르고 물은 산을 넘지 못한다'는 원리에 따라 산줄기를 분류한다. 그는 1대간 1정간 13정맥으로 구분하고 있으며 남한에는 백두대간(진부령~천왕봉)과 9정맥(휴전선으로 잘린 한북정맥 포함)이 있습니다.

 

정맥꾼들은 칠장산을 적어도 3번은 찾아야 한다고 하지요. 그 이유는 3정맥의 분기점이 칠장산 정상 근처에 있기 때문입니다. 한남금북정맥(속리산 천왕봉~칠장산)과 한남정맥(칠장산~김포 문수산), 금북정맥(칠장산~태안 안흥진)이 바로 이곳에서 갈라집니다

 

참고로 백두대간의 의미가 최초로 나타난 문헌은 10세기 초의 고려 승려 도선이 지은 옥룡기로서 ‘우리나라는 백두(산)에서 일어나 지리(산)에서 끝났으며 물의 근원, 나무줄기의 땅이다’라고 표현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대간이라는 용어를 국내에서 최초로 사용한 문헌은 이중환의 ‘택리지(1751년)’이지요. 백두대간이란 용어를 처음 사용한 사람은 이익인데 그는 성호사설에서 ‘백두산은 우리나라의 조산이며 대간의 시작이다’라고 했습니다

칠현산의 유래와 불단앞에 놓인 사탕봉지들....

칠장사를 품고 있는 칠장산은 원래 ‘칠현산’으로 불렀다고 하지요. 그러나 조선시대 어느 권력가가 칠장사의 뒷산이므로 칠장산으로 불러야 한다고 해서 칠장산으로 부르고 있지만 칠장사 일주문에는 ‘칠현산칠장사’라고 표기되어 있습니다. 수락산 주봉도 원래 이름이 향로봉이었지만 주봉으로 바뀌었듯이 힘있는 자들은 산봉우리 이름도 마음대로 바꿀수 있는 신통력이 있는가봅니다^^...ㅠㅠ

 

칠현산의 유래도 재미있고 칠장사 천왕문에는 사탕봉지가 올려져 있었습니다

 

혜소국사가 칠장사에 머무를때 7도적과의 전설같은 이야기가 전해내려옵니다. 일곱도적이 절에 와서 못된 짓을 일삼던 어느날 도적 한명이 절 약수터에서 물을 먹던중 물 바가지가 황금으로 되어있는 것을 보고 몰래 품에 감추어 소굴에 돌아왔는데 와서보니 평범한 표주박으로 변하는 일을 당하지요.

 

다음날에는 다른 도적이 또한 이와같은 일을 겪고, 다음날은 다른도적이 또한 같은 일을겪는 수수께기 같은 일이 계속 벌어집니다. 7도적 모두가 이 같은 경험을 다 겪고 나서야 ‘이 일은 분명 혜소국사님이 도력으로 우리를 시험하고 있는 것이다’ 라 하여 바로 혜소국사에게 찾아가 잘못을 뉘우치고 제자로 받아 줄 것을 간청합니다. 이에 혜소국사가 흔쾌히 허락하자 7도적은 열심히 수행하고 공부하여 모두 훌륭한 아라한의 경지까지 이르게 되었다는 설화입니다

 

이때부터 절 뒷산 이름을 칠현산(七賢山), 절 이름을 칠장사(七長寺)라 했다고 하지요. 재미있게도 이 일곱 도적들이 어린아이들이었다고 하여 오늘날에 와서는 사탕이나 초콜릿 같은 과자들을 불단에 올리는 불자들이 많다고 합니다

 

2021.1.17(일) 풍경소리

 

▲ 칠장산 정상에서.....

 

▲ 칠장산 등산로 입구.... 칠장사 나한전 뒷길로 올라갈수 있으나 코스가 짧은 편입니다

 

▲ 가파른 오르막길을 치고 올라오면 만나는 안부.....

 

▲ 이곳에서 우측 능선길을 따라 칠장산으로 향합니다

 

▲ 어사 박문수 몽중등과시 해설판입니다

 

▲ 칠장사 나한전 뒷길로 올라오면 만나는 길입니다

 

▲ 바로 이곳이 3정맥 분기점입니다

 

▲ 칠장산 정상입니다. 직진하면 한남정맥길입니다

 

▲ 셀카도 자꾸 찍다보니 느는것 같습니다^^...ㅎㅎ

 

▲ 칠장산에서 칠현산 방향으로 가는 능선길입니다

 

▲ 부부탑 칠순비가 있습니다

 

▲ 칠현산으로 가는 길 우측으로 안성베네스트CC 모습이 계속 따라옵니다^^...ㅎㅎ

 

▲ 칠현산 정상입니다. 여기서 우측으로 내려가면 명적암과 극락마을로 이어지고 500m쯤 걸어가면 칠장사 주차장입니다. 덕성산까지 찍고 다시 이곳으로 돌아와 명적암으로 내려갈 계획입니다

 

▲공림정상이라는 표지판이 있는 작은 봉우리입니다

 

▲ 금북정맥 표지판도 보입니다. 직진하면 안성 서운산으로 이어지지요

 

▲ 생거진천 표지판입니다. 진천지역 명산들 표지판은 깨끗하고 곳곳에 팔각정이 많이 세워져 있습니다

 

▲ 덕성산 정상 풍경입니다

 

▲ 덕성산 정상에서 50여미터쯤 지나면 전망 좋은 팔각정이 있습니다. 광혜원과 일죽, 음성과 죽산등이 조망됩니다

 

▲ 칠현산으로 돌아오는 길에 사냥개와 포수도 만나고 이곳에서 우측 명적암으로 하산합니다

 

▲ 상당히 가파른 명적암 하산길로 낙엽 아래 얼음이 있어 매우 미끄럽더군요

 

▲ 명적암 하산길로 내려오니 등산로 표지판이 있습니다

 

▲ 일반가옥 같은 명적암입니다. 몇개의 찰장사 암자가 있었지만 지금은 명적암만 남아 있다고 합니다

 

▲ 명적암에서 마을로 내려가는 막다른 골목길에서 사나운 개들을 만나 다시 올라와 우측 임도를 따라 하염없이 걷다가 눈대중으로 계곡을 치고 올라와 아침에 올라왔던길을 따라 다시 칠장사로 하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