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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화/야생화

내 인생의 ‘모데미풀’을 만나다...

by 풍경감각 2021. 4. 13.

내 인생의 ‘모데미풀’을 만나다...
 
이 꽃이 피자마자 저 꽃이 피는 올봄에는 꽃 사진 찍으러 다니기도 바쁘네요.  
 
그곳에 꽃소식이 들려와서 달려갔더니 상류쪽에는 두터운 얼음이 군데군데 그대로 남아있었고 깊은 계곡 물가에는 그토록 보고싶던 흰별들이 쏟아지고 있더군요 
 
작년에는 코로나 때문에 출입이 통제되어 태백산으로 기수를 돌려 문수봉 아래에서 겨우 몇송이 만나고 왔드랬지요^^...ㅎㅎ 
 
이름도 생소한 ‘모데미풀’은 멸종위기식물로 지정된 1속 1종인 한국 특산종입니다 
 
태백산, 소백산, 태기산, 청태산, 선자령 등 습기가 많은 계곡이나 능선에 자생하고 있지만 워낙 개체수가 적어 눈에 잘 띄지 않고 특별히 보호되고 있는 희귀종입니다 
 
‘모데미’라는 이름은 지리산 자락 운봉 모데미골에서 최초로 발견되어 붙여졌다고 알려져 있지만 지금은 모데미풀을 찾을수가 없다고 합니다.  
 
어느정도 산을 안다는 산꾼들은 지리산 둘레길 제1코스와 백두대간이 마을 한가운데를 지나는 남원시 주천면 덕치리라는 곳에 있는 ‘노치샘’을 기억할것입니다 
 
좀더 자세히 살펴보면 1914년 행정구역통폐합 때 회덕리와 노치리의 이름을 따서 ‘덕치리’라고 개편되었지만 지금도 이곳 주민들은 여전히 회덕마을, 노치마을로 부르고 있지요 
 
운봉 덕두산과 덕음산, 덕산의 덕(德)이 모인곳이라는 모덕 즉 회덕(會德)마을의 옛 지명이 ‘모데기’ 였습니다. 바로 모덕이가 음운변화를 일으켜 모데기가 된것이지요
 
모데미와 모데기. 동일한 지명을 일컫는 일제시대때 이곳에서 최초로 채집되어 지금까지 ‘모데미풀’로 부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모데미풀의 꽃말은 ‘아쉬움’과 ‘슬픈추억’ 이라고 합니다 
 
지난주에는 낮은 기온과 비 때문에 꽃들이 냉해를 입었다고 하더니 오늘은 가장 젊은날처럼 반짝반짝 빛나는 흰별이 되어 계곡을 수놓고 있었습니다 
 
정말 계곡수와 어우러진 내 인생의 최고 모데미풀을 만나고 왔네요... 
 
2021.4.8(목) 풍경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