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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호남권

순천 조계산 BAC 클린도전단 산행 이야기

by 풍경감각 2020. 8. 4.

조계산은 1979년 전남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남도의 명산으로 승보사찰 송광사와 천자암 쌍향수, 무소유 법정스님이 은둔수행을 했던 불일암’,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절중의 하나인 태고총림 선암사를 품고 있어 더욱 사랑을 받고 있지요

장마철이라서 매우 습하고 무더웠지만 이마에 불달고 달밤에 체조하고 접치에서 출발하였습니다

간간히 불어오는 바람소리를 들으며 새소리에 장단을 맞추어 장박골 갈림길에서 잠시 쉬었다가 장군봉까지 천천히 올라갔네요

 

정상에서 일출 대신 운해를 구경하고 향로암터를 거쳐 선암사로 바로 하산을 했습니다

순천만을 조망할수 있는 배바위와 보리밥집으로 갈수 있는 작은굴목재는 못 갔지만 여유있는 산행을 할 때 다시한번 가보면 좋겠습니다

그리운 남도의 삶의 서정이 온전히 담겨있는 청록파 시인 박목월의 시 나그네는 선암사와 송광사를 이어가는 순천의 남도 삼백리길의 모티브가 되었다고 하지요

강나루 건너서 밀밭길을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길은 외줄기 남도 삼백리

술 익는 마을마다 타는 저녁놀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대밭길을 지나면 작은굴목재길과 합류하고 대각암을 지나면 편백나무숲 사이로 사시사철 하루도 꽃이 질 날이 없다는 선암사 경내로 들어서게 됩니다.

 

아늑한 분위기가 물씬 풍겨나는 선암사로 들어섭니다.

원통전과 각황전 앞에 피어 있는 상사화를 몇컷 담고 모든 근심이 사라진다는 무우전에 들러 천연기념물 제488호로 지정된 우리나라 최고(最古)의 토종 매화인 수령 600년의 선암매(仙巖梅)의 고고한 자태를 구경합니다

어느 전각하나도 튀지 않고 단아한 선암사의 범종루, 대웅전, 만세루, 설선당, 심검당 등을 둘러보고 수선화 정호승 시인이 선암사에서 노래한 해우소로 향합니다^^...ㅎㅎ

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고 선암사로 가라

선암사 해우소로 가서 실컷 울어라

해우소에 쭈그리고 앉아 울고 있으면

죽은 소나무 뿌리가 기어다니고

목어가 푸른 하늘을 날아다닌다‘....

 

이곳에서는 측간이라고 부르는 뒤깐조차도 아름다운 선암사....

경내를 빠져 나오면 2층 누각인 강선루와 날아갈 듯 걸려 있는 승선교(보물 제400)를 만날 수 있는데, 숙종 39(1713)에 축조한 홍예교(무지개다리)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자연스럽고 우아한 돌다리로 유명하지요

홍예교가 물에 잠긴 그림자와 반원형 다리안에 자리잡은 강선루가 계곡의 암반과 어우러진 풍경은 선계와 속계를 들고 나는 것 같아 사시사철 많은 사진작가들이 즐겨 찾는 곳이기도 하지요

 

새벽부터 마음을 내려놓고 천년고찰 송광사와 선암사를 품고 있는 조계산을 오르고 천년불심길을 조금이라도 걸었으니 주변에 공덕을 쌓고 텅빈 마음속에 작은 행복이라도 가득 채워보시기 바랍니다

 

금요무박 먼길 산행에 정말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2020.8.1() 풍경소리